미국 유다시티처럼 K무크도 기업 직무교육
기업과 대학이 공동 개발한 교육과정이 내년부터 K무크(K-MOOC: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를 통해 일반에 공개된다. 학생, 취업준비생 등에게 기업이 필요로 하는 직무교육을 가르치고 채용까지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교육부는 교육과정 개발 단계부터 기업을 참여시킨 ‘기업 맞춤형 강좌’를 내년 초 K무크에 개설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교육부는 올 상반기 중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운영하는 대기업 3~4곳을 선정한 뒤 K무크에 참여하고 있는 서울대 등 10개 대학과 함께 교육과정을 개발할 예정이다. 교육과정은 소프트웨어 등 정보기술(IT) 분야를 우선 개설한 뒤 기업 수요에 맞춰 확대하기로 했다. 6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교육과정 개발에는 기업의 현장 전문가들이 참여하며 강의도 일부 직접 진행할 계획이다.

기업 맞춤형 강좌는 기업 채용과 연계되는 방안이 추진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직무교육을 대학과 함께 개발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신입사원 교육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며 “교육과정 개발뿐 아니라 채용과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사업은 세계 주요 무크 강좌 가운데 하나인 유다시티를 모델로 하고 있다. 코세라 에덱스 등 대학이 주도하는 무크와 달리 유다시티는 기업과 교육과정을 공동 개발하고 과정 이수자에게 해당 기업 취업자격을 주는 나노(나노는 작다는 뜻)학위를 수여하고 있다. 미국 통신회사 AT&T와 공동 개발한 교육과정은 6~12개월 안에 주당 10~20시간 강의를 듣고 프로그래밍(코딩) 기술을 취득할 수 있다. AT&T는 나노학위를 보유해야 취업원서를 낼 수 있도록 자격증화하고 있으며 지난해까지 나노학위 보유자 1000명을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다시티는 AT&T에 이어 구글, 클라우데라, 세일즈포스 등 IT 기업들과 계약을 맺고 교육과정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K무크는 10개 대학이 27개 강좌를 개설했으나 모두 대학이 자체 개발한 교육과정을 하고 있다. 올해 1월 기준 6만1000여명이 신청해 강좌를 듣고 있다. 기업 맞춤형 강좌가 탑재되면 전국 모든 학생이 수강할 수 있어 전공 미스매치(불일치) 현상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임진혁 UNIST(울산과학기술원) 경영정보학 교수는 “구글과 AT&T처럼 삼성과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들이 K무크에 과목을 개설하면 적합한 인재 선발도 가능할 것”이라며 “학생들도 K무크를 통해 재교육을 받아 전공을 바꾸는 게 가능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태웅/공태윤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