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50% 넘어서고 서울·경기 등도 증가…"지속 여부는 불투명"

'여풍(女風)'이 강한 초등학교 교단에 '남자 선생님'이 돌아오는 걸까.

올해 서울과 경기 등 일부 지역 초등교사 임용시험에서 남성 합격자 비율이 높아져 눈길을 끈다.

그동안 대부분의 초등교사 임용시험에서 여성 합격자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았고, 비율도 해마다 높아졌던 추세와는 다른 현상이다.

충북도교육청이 26일 발표한 올해 초등교사 임용시험 합격자(295명)를 보면 남성이 51.5%(152명), 여성이 48.5%(143명)로 나타났다.

남성 합격자 비율이 4년만에 여성 합격자 비율을 넘어선 것이다.

특히 최근 이 지역 초등교사 임용시험에서 남성 합격자 비율은 2012년 37.1%, 2013년 47.1%, 2014년 49.5%, 지난해 50.0%로 높아졌다.

경기지역 초등교사 임용시험 합격자(1천609명)도 남성이 30.1%로 지난해 24.3%보다 5.8%포인트 높아졌다.

이 지역의 남성 합격률이 오랜만에 30%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경기지역 전체 초교 남성교사 비율 20.2%보다도 10%포인트나 웃도는 수치다.

서울지역 초등교사 합격자 중 남성 비율 역시 13.4%로 지난해 11%보다 높아졌다.

충남지역 합격자 남성 비율은 지난해 51.6%에서 올해 58.7%로 상승했다.

2013년 이후 계속 낮아지다가 3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전북과 인천, 광주 등에서도 소폭이나마 남성 합격자 비율이 지난해보다 높아졌다.

전북은 2.9%포인트(33.5%→36.4%), 인천은 0.4%포인트(40.5%→40.9%), 광주 8.4%포인트(23.2%→31.6%) 상승했다.

그러나 나머지 지역에서는 남성 합격자 비율이 지난해보다 낮아지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대전은 올해 남성 합격자 비율이 13.3%를 기록해 2013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경북도 지난해 54%에서 올해 48%로, 대구는 같은 기간 20.1%에서 16.9%로, 경남은 38%에서 37%로 떨어졌다.

남성 합격자 비율이 증가한 시도교육청들은 정확한 증가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

다만, 경기도교육청 주변에서는 도교육청이 '노량진 학원형' 필기시험에서 탈피해 뚜렷한 교직관과 올바른 자질을 갖춘 교사를 선발하고자 임용시험 방식을 손질한 것이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분석이 일부 나왔다.

충북도교육청은 임용시험이 2년 연속 미달하면서 상대적으로 합격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남성 응시자가 몰린 것을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일부 지역이지만 남성 합격자 비율 증가가 지속할지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교육대학 입학생들의 남·녀 비율이 3대7 정도인 상황에서 초등교원 임용시험 남성 합격자 비율이 계속 높아지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시도교육청 관계자들은 "초등학교에 남자 교사를 증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남녀평등의 원칙에 입각해 시험을 치르는 만큼 한쪽에 혜택을 줄 수는 없다"며 "남녀 비율을 인위적으로 맞추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따라서 76%(지난해 4월 1일 기준)인 전국 국·공·사립 초등학교 여성교사 비율이 조만간 급격하게 낮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많다.

초등학교 여성교사 비율은 1990년 50.1%로 처음 과반을 차지한 뒤 계속 높아져 2010년 이후에는 70%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황희경 김준호 박정헌 이해용 최영수 김용민 김근주 한무선 신민재 형민우 전창해 이종민 김경태 기자)

(전국종합=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