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바이오헬스 7대 강국 되면 일자리 76만개 생긴다
최근 ‘응답하라 1988’이라는 드라마가 시청자의 많은 관심을 받으며 막을 내렸다. 1980년대 젊은 청춘들의 연애이야기는 물론 가족, 공동체라는 키워드를 이끌어낸 것이 성공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드라마를 먼저 이야기하는 이유는 1980년대 보건의료 분야에 많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가 1987년 물질특허제도 도입이다. 한국이 개발도상국에서 세계 경제의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 진입하기 위한 조건으로 물질특허제도 수용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당시 국내 제약업계는 복제약에만 매진하고 있을 때였다. 글로벌 산업경쟁력은 얘기조차 꺼내기 어려웠다. 이런 산업환경 아래서 도입된 물질특허제도는 처음에는 위기인 듯 보였지만 결과적으로 기회로 작용했다. 물질특허제도가 국내 기업들도 선진국처럼 의약품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동기 변화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한국은 1999년 국산 신약1호 탄생을 시작으로 2016년 현재 26개의 신약을 보유한 나라가 됐다. 물질특허제도 도입은 당시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30년이 흐른 지금 국내 한 제약사가 지난해 8조원의 기술 수출을 이끈 모멘텀이 됐다고 생각한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신년도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보건의료 세계화’의 성과를 바이오헬스산업 전체로 확산시켜 한국을 바이오헬스 7대 강국으로 도약시킨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한국이 바이오헬스 7대 강국으로 도약하면 일자리 76만개, 부가가치 65조원 규모(2016년 정책목표)로 확대되는 등 반도체와 화학, 자동차 등 국가 수출을 주도했던 분야 못지않은 미래 먹거리 산업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정상외교를 통해 중동, 중남미, 유럽 등 15개국을 순방하면서 의료기관 해외 진출 및 환자 유치, 글로벌 기술 수출 등에서 여러 성과를 거둬 한국의 보건의료가 세계로 진출하는 원년이었다고 평가된다.

복지부가 그간의 보건의료 세계화 성과를 이어받아 바이오헬스 7대 강국으로의 도약을 선언한 것은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한 바이오제약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다. 정부가 나서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를 조성하고 희귀·난치질환 치료제를 신속히 허가하는 등 규제를 개선하는 것도 같은 배경에서다.

이와 함께 보건산업진흥원은 올 6월부터 발효되는 ‘의료 해외 진출 및 외국인 환자 유치 지원에 관한 법률’에 발맞춰 의료 수출을 확대하고 해외 환자 유치 40만명 달성을 위한 준비작업도 착실하게 진행하고 있다. 외국인 환자 유치를 촉진하고 한국 의료의 해외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디지털 헬스케어의 해외 진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한국 의료를 세계적 브랜드로 알리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응답한다 2016’ 정부의 청사진은 바이오헬스 7대 강국 도약이다. 제약업계의 의약품 R&D와 마케팅 전개, 의료계의 외국인 환자 유치 노력과 해외 진출에 정부의 비전과 방향성이 더해진다면 바이오헬스 7대 강국 목표는 결코 먼 얘기가 아니다.

이영찬 <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