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한파와 폭설로 제주와 울릉도를 비롯한 전국 대부분의 섬 지역은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이 전면 중단되면서 고립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울릉도엔 지난 19일부터 지금까지 130㎝가 넘는 눈이 내렸다. 간선도로와 농어촌 도로는 대부분 통제돼 통행이 차단됐다. 육지와 울릉도를 오가는 여객선 운항이 1주일째 중단되면서 채소, 우유 등 신선식품의 공급이 끊겼다. 다만 연탄, 가스 등 연료와 가공식품은 20일에서 1개월치 분량을 비축하고 있어 아직 별 문제는 없다는 것이 울릉군의 설명이다.

배편이 끊기면서 육지로 나온 울릉군민 1000여명은 경북 포항에서 여관생활을 하고 있다. 해외 출장을 갔다가 귀국한 최수일 울릉군수도 배편이 끊겨 포항에서 주민들과 함께 여관에 숙박하면서 전화로 업무 지시를 하고 있다. 울릉군은 26일이나 27일께 여객선 운항이 재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의 24일 최저기온이 영하 18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의 기온이 영하 10도를 밑돌면서 배터리 방전 등 자동차 고장이 잇따랐다. 이로 인해 긴급출동을 요청하는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의 전화가 폭증했다. 삼성화재에 따르면 24일 새벽부터 오후 1시까지 3만3247건의 긴급출동 서비스 요청이 접수됐다. 평소 주말 이 시간대의 평균 접수건수(4672건)의 7배에 이른다. 야외주차장에 차를 세워 배터리가 방전됐다는 신고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자동차 보험업계 관계자는 “긴급출동 서비스를 받기 위해선 최소 1시간30분가량 대기해야 한다”며 “담당 서비스기사 한 명당 접수 건수가 20건을 넘는다”고 말했다.

강추위가 계속되면서 수도관이 얼어붙는 동파 사고도 600건 넘게 접수됐다. 한파특보가 내려진 북한산, 설악산 등 10곳의 국립공원에서는 이날 입산이 전면 통제됐다.

군과 경찰도 야외훈련을 중지하는 등 방한 대책을 시행 중이다. 육군은 규정에 따라 체감기온이 영하 24.1도를 밑도는 부대에서는 야외훈련을 중지하고 주둔지 훈련으로 대체하도록 했다.

강경민/이지훈 기자/전국종합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