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광주광역시 의회가 전액 삭감했던 유치원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을 일부라도 긴급 편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보육대란이 새로운 전기를 맞을지 주목된다.

김문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은 22일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일부 편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서울시의회 의장이 의회 내 양당 대표와 협의를 거쳐 오는 27일까지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시의회도 이날 2개월치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도록 광주교육청에 요청했다. 시의회는 26일부터 열리는 임시회 기간 중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도에서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2개월분 교부 방침을 밝힌 남경필 지사의 결정을 도내 31개 시·군이 수용하기로 하면서 한숨을 돌렸다. 교육부는 다음주 중 기획재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3000억원 규모의 국고 목적예비비를 각 시·도교육청 예산편성 계획에 따라 배정할지 결정한다.

황교안 국무총리와 주요 부처 장관은 이날 유치원·어린이집 현장 간담회를 하고 교육청의 누리예산 편성을 촉구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경기 광명시 트인아이유치원을 방문해 “누리과정 예산은 의무지출경비”라며 “교육감들이 정치적 의도로 보육대란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 ‘보육대란’ 현장 찾은 이준식 부총리 >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오른쪽)이 22일 서울 용산구 일민유치원을 찾아 수업을 참관한 뒤 어린이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날 유치원 방문은 누리과정 교육비 지원에 대한 현장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연합뉴스
< ‘보육대란’ 현장 찾은 이준식 부총리 >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오른쪽)이 22일 서울 용산구 일민유치원을 찾아 수업을 참관한 뒤 어린이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날 유치원 방문은 누리과정 교육비 지원에 대한 현장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연합뉴스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서울 용산구 일민유치원과 서초구 하나푸르니반포어린이집을 찾아 유치원 및 어린이집 관계자, 학부모들과 간담회를 했다. 이 부총리는 “시·도교육청이 편성할 수 있는 예산이 충분하다”며 “교육감들의 이행을 강력히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서울 양천구 이화어린이집에서 간담회를 하고 “시·도교육감과 협의해 누리과정 예산이 안정적으로 지원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교육감의 의지만 있으면 된다”며 “우선 예산을 지출하고 교육 재정이 부족하면 때에 따라 지방채를 발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명희 사립유치원총연합회 서울지회장은 “교육청이 예산을 책임져야 한다는 말만 하지 말고 정부도 양보해서 예산을 내려보내야 해결되지 않느냐”고 결단을 촉구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