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1인 가구 점점 증가…60대 이상 66%는 임시·일용근로자
최근 종영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인기 비결로 ‘가족의 재발견’을 꼽는 사람이 많다. 드라마 속에서 함께 울고 웃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면서 옛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는 것이다. 당시만 해도 다른 가족 없이 혼자 사는 1인 가구를 쉽게 찾아보기 어려웠다. 1990년 전체 가구 가운데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9.0%(101만가구)에 불과했다. 이 비중은 빠른 속도로 늘어 2010년 다섯 집에 한 집(20.0%, 506만가구)은 1인 가구였다. 2025년에는 31.3%(656만가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1인 가구 3명 중 1명은 60대

1인 가구의 절반(50.1%)은 50대 이상 장년층이다. 그중에서도 60대 이상이 34.0%로 20대(16.9%)와 30대(17.3%)를 합한 숫자와 비슷하다. 60대 이상 1인 가구의 비중은 2035년 53.7%까지 늘어나는 반면 20대는 같은 기간 10.6%로 줄어들 전망이다.

1인 가구에서 여성의 비중은 2010년 66.1%에서 2014년 69.0%로 상승했다. 남성은 31.0%로 하락했다. 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이 높아지고 저출산·이혼 증가 등의 이유로 여성 1인 가구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40대 이상은 1인 가구 중 여성의 비중이 낮아지는 반면 20~30대는 확대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여성 가운데서도 20~30대를 중심으로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같은 1인 가구라도 연령에 따라 경제적 여건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1인 가구 전체의 취업률은 54.0%에 이른다. 20~30대와 40~50대 1인 가구의 취업률이 각각 78.3%, 80.1%에 이르는 반면 60대 이상은 32.0%에 그치고 있다. 근로 안정성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20~30대의 65.7%가 상용근로자였다. 직업 분류상으로는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34.5%)와 사무 종사자(32.3%)가 많았다. 반면 60대 이상은 66.0%가 임시·일용근로자였다. 이 가운데서도 단순노무 종사자 비중이 71.5%로 대다수였다.

1인 가구의 자가 거주 비중은 48.8%로 2인 이상 가구(67.4%)를 훨씬 밑돌았다. 특히 20~30대의 자가 거주 비중은 23.1%에 불과한 반면 월세 거주 비중은 36.7%로 전 세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서울은 20대 1인 가구 가장 많아

서울의 1인 가구 분포는 전국 통계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취업이나 학업 등을 이유로 혼자 살고 있는 젊은 층이 많기 때문이다. 30대 이하 비중이 26.2%로 가장 높고 30대(24.8%), 40대(14.8%)가 뒤를 이었다.

자동차를 보유하지 않은 가구가 72.6%로 출근시 대중교통(58.1%)이나 도보(38.9%)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통근에 걸리는 시간도 30분 이내가 51%로 짧은 편이다. 그렇다 보니 외곽 지역보다는 도심 지역에 사는 사람이 많다. 특히 역세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신림동, 대학동 등 관악구 대학가와 서교동 연희동 신촌동 등 도심 지역의 거주 비중이 높았다. 서울연구원이 서울시 거주 1인 가구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혼자 사는 이유로 ‘직장과의 거리’를 꼽은 사람이 51.5%로 절반을 넘었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인구구조뿐만 아니라 가구구조 변화에 부합하는 주택·복지정책이 필요하다”며 “고령층 1인 가구의 근로 기회를 확대하고 주거 불안이 높은 20~30대 1인 가구의 주거 여건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