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두번째 클래식 전용 공연장…예술의전당 개관 이후 처음
2천36석 규모, 5천개 파이프오르간 설치…8∼12월 개관페스티벌


예술의전당에 이은 서울 시내 두 번째 클래식 전용 공연장인 '롯데콘서트홀'이 오는 8월 18일 개관한다.

1988년 예술의전당 개관 이후 28년 만에 서울에 문을 여는 클래식 전용홀이다.

서울시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몰 8∼10층에 1층 1천538석, 2층 498석 등 총 2천36석 규모로 건립됐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천523석보다 500석가량 적다.

최상의 음향을 위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객석이 무대를 둘러싸는 포도밭 형태의 '빈야드'(Vinyard) 구조를 도입했다.

무대와 객석 간 거리가 가까워 연주자와 관객의 친밀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식이다.

특히 콘서트홀 전체를 이중 외벽으로 감싸 외부 진동과 소음을 차단, 음향의 완성도를 높였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무대 바닥에 20개 조각으로 된 원형 리프트를 설치해 오케스트라, 실내악 등 공연 특성에 맞게 무대 모양을 변형 가능하도록 했다.

무대 뒤쪽으로 4천958개의 파이프로 구성된 68스톱(stop)의 대규모 파이프 오르간도 설치했다.

2천석 이상 국내 대규모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에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산토리홀, 미국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프랑스 필하모니 드 파리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음향을 만들어낸 음향 컨설팅 업체 '나가타 음향'의 야수히사 토요타가 설계를 맡았다.

실제 공연장을 10분의 1 크기로 축소해 모델 테스트를 하고, 그 결과를 설계에 반영해 음향의 완성도를 극대화했다.

파이프오르간은 오스트리아 빈 무지크페라인 등 세계적 콘서트홀의 오르간을 제작한 171년 전통의 오스트리아 '리거'사가 제작, 설치했다.

롯데콘서트홀은 개관과 함께 12월까지 '개관페스티벌'을 연다.

개관 프로그램을 비롯해 향후 고음악에서 현대음악까지 다양한 공연을 지속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최연식 공연기획 팀장은 "롯데콘서트홀은 한국 클래식 음악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오후 2시 낮공연으로 새로운 음악문화를 만들 계획"이라며 "쇼핑몰 고객들이 쇼핑과 식사와 공연을 한번에 즐기는 총체적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의준 대표는 "하루 쇼핑몰 고객을 15만∼20만명으로 보고 있는데, 쇼핑몰과 공연장을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이 개관 공연을 장식하고,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지휘자 임헌정의 말러 '천인 교향곡',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라 스칼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합창단 등 고음악에서 실험적인 클래식 공연까지 다양한 무대가 이어진다.

서울시향 공연에서는 작곡가 진은숙의 창작 위촉곡 '별들의 아이들의 노래'가 세계 초연된다.

'천인 교향곡'은 1910년 말러 지휘의 교향곡 8번 초연 버전 그대로 1천30명의 연주자와 합창단이 출연한다.

'고음악의 거장' 톤 쿠프만이 이끄는 '암스테르담 바로크 오케스트라', 윌리엄 크리스티가 지휘하는 원전연주단체 '레자르 플로리상'이 고음악의 진수를 보여준다.

최근 타계한 프랑스의 거장 피에르 불레즈가 창단한 세계 최정상 현대음악 단체인 '앙상블 앵테르콩탱포랭'의 첫 내한공연도 기다린다.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가 부르는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에 맞춰 현대 작가 윌리엄 켄트리지의 24개 비디오 영상이 펼쳐지는 독특한 공연도 준비돼 있다.

무협영화를 배경으로 지휘자 탄둔이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탄둔 무협영화 3부작: 와호장룡, 영웅, 야연', 세종솔로이스츠의 연주를 배경으로 멀티 아티스트 노먼 페리먼이 즉흥 추상화를 그리는 융합 공연도 있다.

페스티벌 기간 매달 한번씩 파이프오르간 공연도 이어진다.

85세의 전설적 파이프 오르가니스트 장 기유의 리사이틀과 카메론 카펜터의 파이프오르간 리사이틀 등도 준비돼 있다.

도이치방송교향악단, KBS교향악단의 첫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회 등 수준 높은 공연을 2만∼5만원의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오후 2시 낮공연 '애프터눈 콘서트'도 있다.

낮공연은 롯데콘서트홀의 주력 공연으로, 연간 60회 정도 편성 예정이다.

이외에도 베이스 연광철의 스페셜 갈라, 슈퍼스타 랑랑이 100명의 피아니스트와 함께 무대에 서는 피아노 리사이틀 등 다채로운 공연이 이어진다.

롯데콘서트홀은 롯데그룹이 사회공헌을 위해 1천500억원을 투자해 건립했다.

지난해 9월 출범한 롯데문화재단이 운영을 맡는다.

신동빈 회장이 사재 100억원을 출연하고 이사장직을 맡았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k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