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운영수입보장(MRG) 없애 재정 1천587억원 절감 전망

서울시는 특혜 논란이 있던 우면산터널 민자사업자 수입보장을 없애 재정을 절감하고 통행료를 2033년까지 2천500원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14일 민자사업 특혜와 시민 통행료 부담 등 지적을 받아온 우면산터널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을 폐지하는 내용으로 우면산인프라웨이와 변경 실시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우면산터널 민자사업자 수입보장이 없어진 데 따라 서울시는 재정 1천587억원을 절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행료는 2033년까지 2천500원으로 묶어두기로 했다.

서울시는 2013년 지하철 9호선의 주주를 변경하는 등 재구조화한 데 이어 마지막 MRG 사업인 우면산터널의 주주 구성과 수입 구조를 바꿨다.

우면산터널은 2004년 1월 개통했다.

우면산터널 사업은 사업 시행자와 서울시가 통행료 수입을 나눠 관리하는 수입분할관리방식으로 변경된다.

SH공사와 재향군인회가 주주에서 빠지는 대신 흥국생명, 한화손보가 새로 참여했다.

교직원공제회는 지분이 15%에서 49%로 확대돼 최대주주로 올라서고 지분 36%를 보유한 맥쿼리인프라는 제2주주로 물러난다.

서울시 관계자는 "SH공사 등은 설립 목적 등에서 민간 주도 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점과 MRG 폐지 명분 등을 들어 설득했다"며 "대신 SH공사에는 역세권 개발 등에 참여하는 방안으로 반영해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선순위 재무 투자자에서는 신한은행과 삼성생명 등이 빠져나가고 저금리 투자자들이 들어왔다.

우면산터널은 통행량이 2003년 협약 당시 예측의 70% 수준에 그쳐 매년 수입보장금액이 발생했고 지금까지 서울시가 지급한 보조금은 479억원(2006∼2011년)에 달했다.

시는 2012∼2015년분 보조금 238억원과 앞으로 19년간 예상 보조금 670억원을 지급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에 더해 선순위차입금 상환이 끝나는 2028년부터 발생할 잉여 수입 679억원을 합해 재정 1천587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민자사업자는 통행료 수입에서 운영비와 주주차입금 원리금, 배당금을 자체 집행하고, 이 비용이 협약에서 정한 금액을 넘더라도 시에 보전을 요구할 수 없다.

공공성 확보를 위해 선순위차입금 원리금과 법인세 상환 등은 서울시 관리·승인에 따라 집행하게 된다.

다만, 시의 정책에 따라 통행료를 추가 인하하거나 면제 할인차량을 확대할 경우에는 부족분을 지원한다.

저금리 기조를 반영해 민간 사업자 수익률을 11.36%에서 5.37%로 현실화했다.

이로써 전체 사업기간 수익률은 8.95%가 된다.

지난해 3천원으로 인상 예정이던 통행료가 동결된데 따른 시민 편익 증대 규모는 약 1천72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에는 하이패스 시스템이 도입된다.

재구조화에 참여한 황호동 변호사는 "고금리 시절에 체결한 계약을 저금리 시대에 맞춰 변경하고 투자자들이 가져갈 수입을 한정했다"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협약에서 속칭 '독소조항'이 없어져 사업의 안정성과 수입의 확실성을 얻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