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원 77% 압도적 찬성…향군 총회의 회장 해임 첫 사례
보훈처 '향군개혁 추진기구' 구성 착수…"전분야 근본적 개혁"

재향군인회는 13일 대의원 임시총회를 열어 비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남풍 회장의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임시총회에는 재적 대의원 378명 중 과반수인 197명이 참석했으며 해임안은 152명(77.2%)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대의원 44명은 반대했고 1명은 기권했다.

대의원 임시총회에서 조 회장의 해임안이 통과됨에 따라 조 회장은 작년 4월 취임한 지 약 9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재향군인회장이 대의원 총회 의결로 해임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조 회장의 퇴진을 요구해온 '향군 정상화 모임'은 작년 말 대의원 250여명의 서명을 받아 조 회장의 해임을 논의할 임시총회 소집을 요구했고 향군은 이를 받아들였다.

향군 정상화 모임 측은 이날 임시총회에서 조 회장이 재임 기간 각종 비리를 저질러 향군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재정난도 가중시켰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향군 정상화 모임은 조 회장의 해임안이 가결되자 향군 사무총장을 비롯한 몇몇 주요 직위자들을 '조남풍 사조직'으로 규정하고 이들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이어 "하루속히 훌륭한 회장을 새로 선출하고 새 회장을 중심으로 강도 높은 개혁을 통해 향군을 조기에 정상화시킴으로써 국민과 향군 회원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향군의 관리감독기관인 국가보훈처는 "조 회장 해임안 가결은 향군 정상화를 위한 근본적인 개혁의 시작"이라며 "향군 정상화를 위해 '향군개혁 추진기구'를 편성해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군개혁 추진기구는 향군의 선거제도, 수익사업, 인사, 조직, 경영 등 내부 문제를 개선하고 보훈처의 관리감독권을 강화하는 법령 정비작업도 할 예정이다.

보훈처는 "향군의 전 분야에 걸쳐 근본적인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며 "향군이 안보단체로서 제 기능과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지도·감독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을 지지하는 회원들은 이날 회의장 밖에서 피켓을 들고 해임안에 반대하는 시위를 했고 양측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으나 특별한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조 회장은 작년 4월 회장 선거를 전후로 인사 및 납품 청탁과 함께 5억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으며 같은 해 12월 18일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