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국제공항에서 출국자들이 줄을 길게 서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김해국제공항에서 출국자들이 줄을 길게 서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지난해 김해국제공항 이용 승객이 1200만명을 돌파하는 등 1976년 개항 이후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도 저비용항공사(LCC)의 국제노선 신규 개설 등으로 이용객이 지난해보다 13%가량 늘 것으로 전망돼 공항시설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승객 급증…발 디딜 틈 없는 김해공항
부산시는 지난해 김해공항 이용객이 국제선 631만명, 국내선 607만명으로 모두 1238만명으로 집계됐다고 7일 발표했다. 이는 2014년 1038만명보다 200만명 이상(19.3%) 늘어난 것이다. 김해공항 여객 증가율은 국제선 21.1%, 국내선 17.5% 등으로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영향으로 인천공항(7.3%), 김포공항(-1.3%) 등 주요 공항의 국제선 승객이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치거나 감소했지만 김해공항 국제선은 전국 주요 공항 가운데 가장 높은 여객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해 김해공항 여객 증가 원인은 LCC를 중심으로 노선 신설(5개 노선, 주 36편) 및 증설(15개 노선, 주 248편)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에어부산과 제주항공을 비롯한 저가항공사들은 지난해 일본 삿포로를 포함해 아시아 지역 10개 이상의 신규 노선에 취항했다. 진에어와 이스타항공도 부산~제주 노선을 개설해 김해공항 이용객이 늘어나는 데 기여했다. 저유가로 인한 유류할증료가 국내선 1만원, 국제선은 4만원 이상 인하돼 항공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것도 주요 원인이라는 게 부산시의 분석이다.

김해공항은 KTX 개통 이후 서울 노선 운항이 중단된 대구공항, 광주공항과 달리 부산~서울 노선 승객이 전년 대비 25만명(16.5%) 증가했다. 제주노선도 전년보다 65만명(21.0%)이 늘었다. 국제선 역시 일본 노선 31.7%, 동남아 노선 35.4%, 대양주 노선 232.7% 등으로 전년보다 여객이 늘어났다.

김해공항은 여객 증가세가 2014년 국토교통부에서 실시한 항공수요조사 예측치(연평균 4.7% 성장)보다 빨라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해공항은 국제선청사 확장사업(수용능력 630만명)을 내년 1월 완공 예정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이미 지난해 말 기준으로 수용한계치에 도달했다. 부산시는 2025년까지 가덕도에 신공항을 건설해 항공과 항만, 철도를 연계한 육·해·공 중심의 국제비즈니스 거점도시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최치국 부산발전연구원 공항정책연구센터장은 “올해 김해공항 이용객은 몽골과 중국 노선이 신설되고 관광객도 늘어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는 1400만명에 이를 것”이라며 “공항시설 부족이 예상되고 있는 만큼 신공항 건설을 서둘러 국제 관광 및 전시컨벤션 도시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