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인망 중국어선 조업 못하도록 서해5도 해저에 인공어초
2014년 10기 첫 설치…올해 29기 추가 설치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측과 어업통제선 북측 사이 해역은 육상의 비무장지대(DMZ)나 다름없는 곳이다.

서해 5도 어장에서 NLL까지 거리가 가까운 곳은 겨우 2∼3km에 불과해 우리 어선의 안전과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이 해역은 철저하게 조업 금지구역으로 설정돼 있다.

그러나 중국 어선들은 남북 대치 상황을 교묘히 악용, NLL을 넘나들며 이곳에서 불법조업을 하고 있다.

해경이 단속을 벌여도 일부 중국 어선은 NLL 북측 북한 해역으로 달아났다가 다시 해경 감시를 피해 남쪽으로 내려와 조업을 재개하곤 한다.

해경이 어선에 올라타지 못하도록 배 옆에 쇠창살을 촘촘하게 꽂아놓는가 하면 해경 단속에 쇠파이프나 손도끼로 대응하는 등 중국 어선의 저항도 날로 흉포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무법자 같은 중국 어선도 두려워하는 존재가 있다.

바다 속에 설치된 인공어초가 바로 그것이다.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은 해양수산부 위탁을 받아 국비 10억원으로 2014년 대청도 동쪽 근해에 불법조업 방지시설인 인공어초 10기를 처음으로 설치했다.

가로·세로 11m, 높이 13.2m, 무게 33t의 철재 구조물인 인공어초는 물고기에 서식 환경을 제공하면서도 바다 저층부로 그물을 내려 어족자원을 싹쓸이 해가는 저인망 중국어선을 겨냥해 제작됐다.

인공어초 상부에 갈고리가 설치돼 있기 때문에 조업 중 그물이 찢어져 조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중국 어선도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해수부는 해경 단속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물리적 충돌을 피하면서도 효과적으로 불법조업을 단속할 수 있다는 장점을 고려, 인공어초 설치를 확대할 방침이다.

우선 오는 3월까지 가로·세로 13.2m, 높이 8.2m, 무게 53.5t 규모의 인공어초 9기를 대청도 동쪽 근해에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이들 인공어초는 돌 재질을 섞은 석재조합식 어초여서 어류의 서식처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아울러 연말까지 20억원의 예산으로 서해 5도에 인공어초 20기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해수부는 2019년까지 서해 5도에 총 100기의 인공어초를 설치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서해5도 어민도 인공어초를 더 설치해 달라고 할 정도로 단속 효과가 큰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외교분쟁을 낳지 않고도 불법조업 단속효과를 내고 수산자원 보호 기능도 큰 점을 고려, 인공어초 설치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