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태평양이 기업 인수합병(M&A) 자문 실적을 나타내는 리그테이블 집계에서 처음 1위에 올랐다.

[Law&Biz] 홈플러스 매각, 롯데-삼성 빅딜…태평양이 성사시킨 M&A만 16조
29일 한국경제신문과 에프앤가이드가 공동으로 2015년 기업 M&A와 자본 조달 실적을 집계한 결과 태평양은 M&A 법률자문 부문에서 바이아웃·발표 기준(잠정협약 또는 본계약 체결 시점을 기준으로 집계한 경영권 거래)으로 40건, 16조6040억원의 거래를 성사시켜 1위에 올랐다. 태평양이 리그테이블 법률자문 1위에 오른 것은 한국경제신문 마켓인사이트가 집계를 시작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 3년간 한 번도 1위를 내주지 않았던 김앤장은 4위로 내려앉으며 독주체제를 마감했다.

태평양은 잔금 납부를 마쳐 거래를 마무리한 시점을 기준으로 집계하는 종료 기준에서도 41건, 21조4543억원의 경영권 거래를 성사시켜 1위에 올랐다. 거래 규모만 7조6800억원으로 국내 M&A 역사상 최대 규모의 거래로 기록된 홈플러스 매각작업이 태평양의 첫 1위 등극을 이끌었다.

[Law&Biz] 홈플러스 매각, 롯데-삼성 빅딜…태평양이 성사시킨 M&A만 16조
대주주인 영국 테스코그룹 매각주관사를 맡은 태평양은 지난 9월 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를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에 파는 데 성공했다. 태평양이 올해 성사시킨 바이아웃 거래의 36%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 건이었다.

롯데그룹이 삼성그룹 화학계열사를 모두 사들인 ‘롯데-삼성 빅딜’(2조7915억원)과 중국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인수(1조1319억원) 등 거래 규모가 1조원이 넘는 ‘메가딜’ 두 건도 힘을 보탰다.

법무법인 율촌은 25건, 14조6530억원의 실적으로 태평양의 뒤를 이었다. 거래 건수는 5대 로펌 가운데 가장 적었지만 메가딜마다 이름을 내밀며 2위를 차지했다. 홈플러스 이 외에도 대우증권(2조4000억원) KT렌탈(1조111억원) 팬오션(1조80억원) 등 올해 이뤄진 8건의 조 단위 거래 가운데 절반에 참가했다. 마켓인사이트 집계 이래 율촌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해는 4위에 올랐던 지난해였다. 올해는 2위까지 오르며 5대 로펌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렸다.

법무법인 광장이 54건, 12조9200억원의 거래를 성사시키며 뒤를 이었다. 광장은 5대 로펌 가운데 가장 많은 바이아웃 거래를 성사시켰다.

올해 최대 이변은 2012년 이후 3년 연속 1위를 놓치지 않았던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4위로 밀린 것이다. 김앤장은 53건, 9조5149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광장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M&A를 성사시켰지만 홈플러스 인수전에 참가하지 못한 타격이 컸다. 조 단위 메가딜도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부문(1조3600억원)과 동양생명 팬오션 등 세 건에 그쳤다. 경영권이 걸리지 않은 거래(논바이아웃)까지 포함해 집계하는 발표·통합 기준과 완료·통합 기준에서 1위를 유지한 것이 위안거리였다.

법무법인 세종도 홈플러스 거래의 직격탄을 맞았다. 홈플러스 인수전에서 세종이 컨설팅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EP)가 MBK에 막판 역전을 허용하는 바람에 세종은 49건, 7조3897억원의 실적으로 6위에 그쳤다. 홈플러스 매각 자문 한 건을 수행한 영국계 로펌 프레시필즈가 5위였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