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진학률 40%로 낮추고 직업교육 강화해야"
“대학 졸업자의 높은 실업률이 계속되면 국가경쟁력은 물론 가정 경제도의 건전성도 급격히 나빠질 것입니다. 대학 진학률을 40% 이내로 낮추고 직업교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신영무 바른사회운동연합 상임대표는 10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바른사회운동연합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공동주최한 ‘제3회 교육개혁 토크콘서트’에서 기조강연을 통해 대학 진학만을 목표로 하는 교육 풍토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 명문대와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을 하고 있지만 소수를 제외한 대다수는 노력의 대가를 얻지 못하는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현실이 현재 우리 교육의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신 대표는 “수능시험은 암기력과 문제풀이 기술이 뛰어난 학생만을 위한 제도로 굳어졌다”며 “사회적으로 필요한 소수의 엘리트를 선발해 양성하는 시스템도 되지 못하고 미래를 책임질 학생들의 창의적 경쟁력과 가능성을 포착하고 선별하는 시스템도 아니기 때문에 현행 수능제도는 폐지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수능을 폐지하고 대학별 본고사와 고교 입시를 부활시킬 것을 제안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평준화가 기본정책이 되는 상황에서 지식정보화 시대에 창조적 인재가 나오기 어렵다”며 “가능하다면 고교 입시를 시행하고 고교 진학 시점부터 대학 진학과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을 구분해 대학에 갈 학생을 대폭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이나 전문성이 있는 학생들이 일찍부터 직업교육을 받는다면 사교육도 줄고 인재를 보다 효과적으로 기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직업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고졸자와 대졸자 간 임금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 대표는 “정부와 산업계가 대졸자와 고졸자 간 임금 및 지위의 격차를 해소해줘야 한다”며 “직업학교를 졸업해 적성에 맞는 일을 하면서 안정된 삶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면 개인의 자긍심과 사회적 인식도 자연히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우수한 성적으로 이른바 일류대학에 가고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이 성공한 삶이라는 인식 아래에서 인성교육은 어렵다”며 “올바른 교육을 위해서는 학교만이 아닌 가정과 사회, 정부가 함께 움직이는 범사회적 실천운동을 통해 사회 전반의 인식을 변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정치권에 교육 관련 국가 특별기구를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 대표는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임기에 영향을 받는 교육정책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에게 혼란과 부담만을 가중시킨다”며 “교육개혁은 정치권이나 이해관계자의 부당한 영향을 받지 않도록 독립적이고 초정권적인 국가적 특별기구를 구성해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전 장관도 “교육계뿐만 아니라 산업계와 비교육 전문가까지 대거 참여하는 범정부적인 교육개혁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며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이 위원회 구성을 내년 총선 공약으로 제시해 추진해줄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크콘서트에는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 이성호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 김희삼 KDI 인적자원정책 연구부장 등이 참석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