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색화의 거장 이우환 화백(79)의 작품을 베낀 위작 수십점이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근 위작 여러 점을 압수하고 위작 유통 경로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10일 “최소 80여점이 제작돼 상당수가 시장에 풀린 것으로 보고 있다”며 “완성도가 높은 위작도 20~30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화백은 한국 작가 중 누적 낙찰액이 가장 많은 작가로 작품 가격이 수억원을 호가한다. 세계적 미술매체 아트넷에 따르면 2011년 1월부터 작년 8월까지 이 화백의 작품은 274차례 경매에 나와 낙찰총액이 3766만달러(약 436억원)였다. 위작 거래에 따른 피해액이 수십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찰은 위작이 2012년부터 유통되고 있다는 첩보를 바탕으로 지난달 서울 인사동의 한 화랑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위조 기술자 현모씨(65)와 이모씨, 판매책 이모씨(66) 등을 피의자로 보고 이들의 뒤를 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위작으로 밝혀지면 입을 손실을 우려한 작품 소유주들의 비협조로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며 “미술 감정기관은 물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의 도움을 받아 위작을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박상용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