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최상돈 교수팀, 메르스 바이러스 분석해 '실험 및 분자의학' 저널에 게재
아주대 생명과학과 최상돈 교수.


국내 대학교 연구진이 한국에서 유행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바이러스를 분석해 그 결과를 네이처 출판그룹 발행 저널인 '실험 및 분자의학'에 게재했다.

31일 아주대학교는 최상돈 생명과학과 교수팀이 메르스에 대한 총설논문을 지난 28일자 실험 및 분자의학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논문 제목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 전파, 바이러스, 치료이다.

최 교수팀은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보고된 93종의 메르스 바이러스 전체의 RNA 서열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한국에서 유행한 메르스 바이러스 유전자가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아드에서 발견된 메르스 바이러스종과 가장 유사함을 밝혀냈다.

유사성 발견은 지난 6월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가 추정한 국내 첫 메르스 환자의 감염경로를 확증해 밝혀냈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국내에 처음으로 메르스 바이러스를 유입한 1번 환자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최 교수팀은 또 메르스 바이러스의 기능 및 증식 메커니즘에 대해 상세히 분석했다. 메르스 바이러스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으로 인체에 침입해 RNA 가닥을 주입, 인체 시스템을 이용해 바이러스 단백질 일부를 생산한다. 이 바이러스 단백질이 인체의 면역 시스템을 무너뜨리면서 바이러스는 증식하고 인체 세포는 파괴된다.

메르스 바이러스에 의한 치사율은 유사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해 유발되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에 비해 중동의 경우 네 배나 높은 40% 정도이고, 2015년 여름에 유행한 한국의 경우 19% 정도다. 하지만 아직 임상적으로 승인된 약물이나 백신은 없는 상태. 이에 최 교수 연구팀은 메르스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전세계적 현황 및 미래 전략적 연구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최상돈 교수는 가장 효과적인 메르스 치료 방법은 독감이나 신종플루처럼 예방 백신을 제조해 접종하는 것이라며 과거 메르스가 중동지역에만 한정적으로 발생해왔기에 주로 유럽과 미국에 기반을 둔 백신 제조사들의 관심이 저조, 투자도 부족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최근 한국에서 메르스가 유행하면서 백신 제조에 필요한 바이러스 항원 연구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가속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 교수 연구팀은 현재 메르스 연구의 세계적 대가인 미국 시카고의 로욜라대학의 수잔 베이커(Susan Baker) 교수와 함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유행한 메르스 바이러스 종에 대한 치료제 개발이 집중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공동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법으로 수백만 개 분자를 스크리닝해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바이러스의 효소 또는 우리 인체면역 반응을 피하게 하는 바이러스 단백질에 결합하는 약물분자를 찾고 있다.

분자세포학적 방법을 통해 이들이 바이러스 단백질의 기능을 차단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공동 연구팀은 현재 16개로 압축된 약물분자를 최종 시험하고 있으며 이 약물들은 이미 FDA 승인을 받은 것들 중에서 선택됐기 때문에 그 효과가 증명될 경우 즉시 임상에 적용이 가능하다.

최 교수팀의 논문은 저널 게재와 동시에 네이처출판그룹의 페이스북과 트위터에도 소개됐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