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재해 안전지대 만들자] "산사태 여름 장마철에 집중…현장위주 예방·대피·복구시스템 풀가동"
태풍과 집중호우가 몰리는 여름철을 맞아 산사태 발생이 우려된다. 최근 10년(2005~2014년)간 산사태 발생으로 7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 기간 평균 피해면적은 439㏊에 달한다. 신원섭 산림청장(사진)은 지난 11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사방댐 현장을 찾아 시설물 관리실태와 집중호우시 주민대피체계 구축상황을 점검했다. 그는 관계자들에게 “산사태 취약지역을 집중 점검하고, 산사태로 인한 인명·재산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신 청장을 최근 만나 올해 산사태, 소나무재선충병, 산불 예방 등 각종 산림재해 예방대책과 산림복지정책에 대해 들어봤다.

▶올해 산사태 발생을 어떻게 예측하고 있습니까.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강우량은 전체적으로 예년과 비슷하겠지만 지역적인 편차가 클 것으로 예상하고, 특히 엘니뇨 현상으로 세계적으로 집중호우·가뭄 등 기상이변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습니다. 평년 대비 6월까지 발생하는 태풍은 4~5개 내외인 데 반해 올해는 7월에만 11개의 태풍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따라 인명과 재산 피해가 우려되는 산사태 취약지역 점검·정비 및 취약지역 주민대피체계 구축 등 선제적인 예방·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습니다.”

▶산사태가 발생하는 대표적 원인은 무엇입니까.

“한국은 국토의 64%가 산지로 이뤄져 있는 데다 산간계곡이 많고 화강암과 편마암이 풍화된 마사토로 이뤄져 토양응집력이 낮아 산사태에 매우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산사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강수량(연평균 1300~1500㎜)도 대부분 여름철에 집중돼 산사태 발생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산사태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란 어려운 일이므로 산사태로 인한 인명과 재산피해가 우려되는 산사태 취약지역을 지정해 사방댐 설치 등 예방사업을 집중 추진하고, 현장점검·정비 및 대피체계 구축 등 사전 대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산사태 예방 대책들은 어떻게 추진되는지요.

“산림청은 여름철 자연재난대책기간(5월15일~10월15일)에 산사태예방지원본부를 설치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습니다. 본부는 전국 산사태 예방·대응 및 수습·복구상황을 총괄지휘합니다. 산사태정보시스템에서 강우정보를 분석해 산사태 예측정보를 지역산사태예방기관(지방자치단체, 지방산림청)에 제공하고 지역산사태예방기관에서는 상황판단회의를 열어 산사태 주의보나 경보를 발령하고 있습니다. 사방댐 895개소, 계류보전 584㎞ 등을 설치해 우기에 관리하고 있습니다. 88개단 352명 규모의 산사태현장예방단을 전국에 배치해 산사태 취약지구를 주기적으로 점검·정비도 하고 있습니다.”

▶지난 봄철 산불피해 상황은 어땠나요.

“올해는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고 42년 만에 찾아온 가뭄으로 봄철 산불 위험이 어느 해보다 높았습니다. 봄철 산불조심 기간 중 378건의 산불이 발생하고, 237㏊의 산림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는 최근 10년간 평균에 비하면 발생 건수가 126% 증가했지만 피해면적은 41% 수준으로 감소한 수치입니다. 올 들어 지난 8일까지는 524건이 발생, 403㏊의 산림 피해가 났습니다.”

▶여전히 실화로 산불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외국은 번개 등 자연적 요인에 의해 20%가 발생하고 있으나 한국은 낙뢰 등으로 산불이 일어난 사례는 매우 드뭅니다. 대부분 농민들의 논두렁 태우기나 등산객이 버린 담배꽁초 등 사람들의 사소한 부주의로 발생합니다.”

▶오는 10월에는 제6회 세계산불총회가 강원 평창에서 열립니다. 기대 효과는 무엇입니까.

“1989년 처음 개최된 세계산불총회가 아시아 최초로 평창에서 열립니다. 세계산불총회는 기후변화로 산불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산불분야의 국제협력을 증진하고, 산불관리 기술을 교류하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산불정책 및 최첨단 산불방지시스템 등을 수출할 수 있는 교두보가 마련될 것으로 보입니다.”

▶소나무재선충병 예찰·방제를 위한 국가 기능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소나무재선충병이 공·사유림에 동시에 발생하거나 문화재보호구역 등 보존가치가 높은 산림에 피해가 확산될 우려가 있는 경우 국가가 직접 방제사업을 하도록 관련법을 개정했습니다. 산림청 소관 국유림이 아닌 지역에 대해서도 관계기관과 협의해 해당 지방산림청장이 방제사업을 할 수 있도록 손질했습니다.”

▶소나무재선충병 모니터링센터가 설립되죠.

“전국적인 재선충병 예찰과 방제사업 모니터링을 강화하기 위해 설립했습니다. 군산시는 재선충병 예찰을 소홀히 해 3~4년이 경과한 뒤 발견돼 피해가 시 전 지역으로 확산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로 구성된 전담조직에서 광역권 예찰조사와 방제사업 모니터링을 시행해 방제사업 품질도 높이겠습니다.”

▶산림복지의 품질을 높이는 방안은 무엇입니까.

“산림청은 2013년 산림복지 종합계획을 수립해 유아부터 노인까지 맞춤형 산림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생애주기별 산림복지 체계를 구축해 출생부터 사망까지 전 생애주기에 걸쳐 숲을 통해 휴양·문화·보건·교육 등 다양한 혜택을 국민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산림복지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산촌주민 지원, 지역주민 우선 고용, 지역 임산물 우선 구매, 산림복지전문가 활용 등 지역주민에 대한 혜택을 늘려 산촌을 산림복지 거점으로 활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숲에서 태교하는 사람들이 늘었다던데요.

“거주지 인근 공원과 가까운 숲에서 임신 16~36주 사이의 임신부부를 대상으로 숲태교 체조, 숲향기, 숲소리, 숲색채, 숲공예 등 오감을 활용한 태교 활동 및 숲명상, 태담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숲태교로 산모들이 심리적 안정감을 얻고 태아와의 교감에 따른 행복, 신체활력 증가, 태교활동에 대한 지식정보 획득, 동료 임신부와의 친교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숲태교 효과로 스트레스 호르몬은 줄고 면역력 세포는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산림복지 인프라 계획은 무엇입니까.

“2017년까지 치유의 숲을 34개소로 확대(국립 10개, 공립 24개)하고 산림 치유를 위한 대단지 산림치유단지 조성(2개소), 지역과 연계한 산림치유마을(10개소) 조성 등을 해나갈 계획입니다. 또 산림치유지도사 500명을 양성해 국민이 다양한 숲 혜택을 누리도록 하겠습니다. 수목장도 2017년까지 23개소로 확대할 계획이며, 추모목도 현재 2009그루에서 6000그루로 늘리겠습니다. 아울러 ‘장사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마련해 수목장림 인프라 확충, 수목장림 모델 개발 연구, 수목장림 홍보 강화 등 수목장림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청주=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