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구름산책로 '인산인해'…올해 피서객 78만, 해운대 이어 첫 2위

우리나라 최초의 공설 해수욕장인 부산 송도해수욕장이 화려했던 옛 명성을 되찾고 있다.

지난달 1일 첫선을 보인 바다 위를 걷는 구름산책로는 연일 관광객이 몰리고 있으며 피서객 집계수에서도 처음으로 광안리를 제치고 해운대에 이은 2위를 차지했다.

부산시는 지난 주말인 18, 19일 송도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수는 각각 20만여 명으로 총 40만여 명에 달했다고 21일 밝혔다.

예년 극성수기 송도 피서인파와 맞먹는 규모였다.

이는 같은 기간 55만여 명이 찾은 해운대보다 적었지만 피서객 19만여 명에 그친 광안리를 뛰어넘은 수치다.

지난달 1일 개장 이후 송도해수욕장의 총 피서객 수는 77만9천여 명으로, 해운대(167만8천여 명)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광안리는 50만2천여 명, 송정은 47만여 명이었다.

올해 광안리는 송도보다 한달 늦은 7월 1일부터 개장했는데 같은 기간을 비교하더라도 송도해수욕장은 60만2천여 명의 피서인파가 몰려 광안리보다 10만 명가량이 많았다.

송도해수욕장의 피서객수는 2013년 668만3천여 명으로 같은 해 해운대(1천590만1천여 명), 광안리(1천만3천여 명)보다 적었고 2014년에도 490만여 명으로 광안리(661만여 명)에 미치지 못하는 등 줄곧 3위였다.

하지만 2013년 개장 100주년 이후 다양한 정비사업과 함께 올해 완공한 구름산책로의 인기 덕분에 송도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이 급증했다는 평가다.

서구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다이빙대를 설치했고 지난해부터는 백사장에 어린이 전용 수영장을 운영해 가족 단위 피서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거북섬 인근 바다 위에 길이 104m, 폭 2.3m의 구름산책로를 조성해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수면에서 5.5∼8m 높이에 설치돼 마치 바다 위를 걷는 듯한 이 산책로는 입소문이 나면서 주말이면 인산인해를 이룬다.

파라솔 대여업을 위탁운영하는 김병순 서구새마을지회장은 "구름산책로를 구경한 사람들이 백사장과 암남공원 해상산책로까지 구경하고 있다"며 "당분간 송도해수욕장의 피서객 증가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극제 서구청장은 "내년에는 구름산책로를 192m 연장해 거북섬을 도는 300m 길이의 산책코스를 만들고 명물이었던 송도 케이블카도 복원할 예정"이라며 "그동안 부산하면 해운대와 광안리를 떠올렸지만 이제는 송도가 명실상부한 부산의 제2해수욕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1913년 개장한 우리나라 제1호 해수욕장인 송도해수욕장은 780m의 아담한 백사장과 아름다운 해안선으로 '동양의 나폴리'로 불릴 만큼 부산 시민의 피서지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1960년대에 개장한 해운대, 광안리해수욕장에 밀려 부산의 대표 해수욕장 자리를 내줬다가 200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인 해수욕장 재건사업을 벌여왔다.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win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