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자택격리 통보를 받은 50대 여성이 해외여행을 가겠다고 고집해 보건당국과 경찰이 밤샘 설득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여성은 결국 여행을 포기했다.

11일 광진구보건소와 광진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송파구보건소는 서울아산병원에서 발생한 메르스 확진 환자 접촉자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A씨(58·여)를 자택격리자로 분류했다.

보건소 측은 이 사실을 즉시 A씨에게 통보했다. 하지만 A씨는 "11일 오전 중국으로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며 여행 계획을 취소하기 어렵다고 보건당국에 밝혔다.

메르스 확진 환자와 접촉한 사람이 해외 여행을 떠난다는 소식에 발칵 뒤집힌 송파구보건소는 A씨의 주소지 관할인 광진구보건소에 이를 통보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광진구보건소는 10일 저녁부터 11일 새벽까지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자택격리 상태에서는 외출을 삼가야 하며, 특히 해외여행은 자제해야 한다"고 계속 설득했다.

그러나 A씨는 중국으로 여행을 가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광진구보건소는 경찰에 협조를 요청, 보건소 직원 1명과 광진경찰서 소속 광나루지구대 경찰관 5명이 함께 새벽 4시에 A씨의 집을 찾아갔다.

이들이 직접 만나 30여분간 끈질기게 설득한 뒤에야, A씨는 비로소 "여행 계획을 취소하겠다"고 마음을 바꿨다.

보건소 측은 메르스중앙대책본부에 이 같은 상황을 보고하고, A씨에 대해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를 통해 출국제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