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재호 "세종시에 고대 제3캠퍼스 만들 것"
“대학에서 안정된 직장과 대기업 취업만을 기다리는 나약한 조직인을 양산해 내는 것은 시대착오입니다. 거친 광야에서 개인의 잠재력을 개척해나가는 지성을 키워야 합니다.”

염재호 고려대 총장(60·사진)은 27일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열린 제19대 총장 취임식에서 고려대가 추구하는 인재상과 교육철학을 이렇게 요약했다. 염 총장은 “유사 이래 가장 풍요로운 경제를 구가하고 있지만 미래에 대한 전망은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한 시기”라며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희망을 이야기하지 못하는데 우리 대학은 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염 총장은 이어 “자율이 보장되지 않고 형평성만 강조되는 대학 정책의 틀 속에 갇힐 때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인재를 키울 수 없다”며 “3불 정책, 반값 등록금, 구조조정 등으로 대학의 자율은 정책적 통제의 틀에서 힘겨워하고 있다”고 대학의 자율성을 강조했다. 그는 “20세기의 틀로 21세기의 문제를 풀려고 하니 미래가 불안하게만 느껴지는 것”이라며 “고려대는 더 이상 미래를 걱정하는 눈빛으로 바라만 보고 좌절하는 나약한 지성을 배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염 총장은 “세종캠퍼스를 분교에서 새로운 캠퍼스로 변화시켜 ‘세종캠퍼스 제2의 창학’을 추진할 것”이라며 “세종시에 제3캠퍼스를 유치해 전문대학원과 사이언스 파크, 싱크탱크 등 연구 중심 캠퍼스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염 총장은 이와 함께 “고려대를 21세기 새로운 미래를 이끌어가는 대학의 아이콘으로 만들겠다”며 “유연 학기제와 mooc(온라인 공개수업), 토론식 수업 등 새로운 교육 방법을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국제개발협력, 통일 준비, 사회적 기업, 사회봉사 등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