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권 고용부 장관 "기업, 비용 줄이려 비정규직 채용해선 안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사진)은 최근 정부가 내놓은 비정규직 종합대책과 관련해 “기간제 근로자의 계약기간을 2년에서 최장 4년으로 늘린 것은 기업이 더 이상 비용 절감 차원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를 채용해서는 안 된다는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정규직 채용이 선진국에서는 고용 유연성 차원에서 이뤄지지만 우리나라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이뤄져 왔다”며 “(노사 단체의 주장이 아니라) 현장에 가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부안이 상당 부분 타당성이 있을 것으로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기간제 근로자(35세 이상)의 최장 근로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면서 3개월 이상 근무시 퇴직금을 주도록 하고, 연장 계약 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지 않을 때는 별도의 이직수당을 지급하는 안을 발표했다.

이 장관은 또 노동시장 구조 개선이 성공하려면 노동계나 경제계가 과거의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야 가능하다며, 1930년대 대공황 시기에 뉴욕 시장을 3연임한 피오렐로 라과디아의 판결을 예로 들었다.

라과디아 시장은 판사 재직 시절 빵을 훔친 죄로 법정에 선 한 노인에게 벌금 10달러를 부과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자기 자신에게 똑같은 금액의 벌금을 매기고 방청객들에게도 “이 노인이 이렇게 된 데는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며 한 사람당 50센트를 내게 해 57달러를 노인에게 건네준 일화로 유명하다.

이 장관은 “라과디아 판사의 일화처럼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50센트씩 양보하면 근원적 해결은 아니더라도 조금씩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