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별장서 수사상황, 도피계획 담긴 오씨 편지 여러 통 확보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매제인 오갑렬(60) 전 체코 대사가 유씨에게 편지를 보내 수사 상황과 구원파 동향 등을 전달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은 유씨의 은신처였던 순천 '숲속의 추억' 별장에서 오씨가 유씨에게 보낸 편지 여러 통을 확보했다.

편지에는 검·경 동향과 수사 상황, 도피조 인력·운용계획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편지는 '제2의 김엄마'로 불리는 김모(58·여)씨를 거쳐 유씨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6일 오씨와 김씨를 불러 관련 혐의를 조사했다.

검찰은 유씨 도피에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보고 오씨를 범인 도피 교사 혐의 등으로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씨는 유씨의 여동생 경희(56) 씨의 남편으로, 2010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체코 대사를 역임했다.

검찰은 지난 6월 유씨 도피를 도운 혐의로 오씨 부부를 긴급체포했다가 조사를 마치고 귀가 조치한 바 있다.

오씨 부부는 '신엄마' 신모(64·여)씨 등 유씨 도피를 돕던 측근들이 검거되자 전면에 나서 다른 이들에게 유씨 지원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씨는 유씨의 파리와 체코 사진 전시회 당시 각국 외교관을 초청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가 우리나라 주재 모 대사관에 정치적 망명 가능성을 타진한 것과 관련, 외교관인 오씨가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인천연합뉴스) 배상희 기자 eri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