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 = 해양경찰청이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출범 이후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해경은 1953년 출범 이후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중국어선 불법조업 단속 현장에서 몸을 던지고 독도·이어도 해역을 자신의 목숨처럼 수호하며 국민 속의 해상 치안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해경을 응원하던 국민적 성원은 세월호 침몰사건 이후 걷잡을 수 없는 공분으로 순식간에 뒤바뀌었다.

5일 현재 해경청 홈페이지에는 해경의 초동대처 미흡과 수색작업 난맥상을 비난하는 글들이 연일 오르고 있다.

신고 학생에게 선박의 경도와 위도를 물어보며 시간을 허비한 점, 현장 첫 도착 경비정이 선원 구조에만 급급한 나머지 선체 내부 승객의 탈출을 유도하지 못한 점, 수색현장에서 민간잠수부와의 갈등을 초래한 점 등 사건 초기부터 현재까지 해경의 대응방식이 모두 질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무능하고 판단력이 부족하다", "해상구조는 민간어선과 어업지도선에 맡겨라", "해경의 기능을 해군에 넘겨주고 해경을 폐지하라" 등 해경 비난 여론은 날이 갈수록 증폭되는 양상이다.

해경은 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은 1953년 12월 23일 내부무 치안국 소속 해양경찰대로 출범했다.

당시 이승만 정부는 관할 수역을 침범하는 외국 어선을 단속하고 어업자원을 보호하려고 해양경찰대를 창설했다.

부산 본대를 비롯해 인천·묵호·군산·여수·포항·제주에 모두 기지대 7곳을 설치했다.

창설 당시 해경이 보유한 인력과 장비는 658명의 대원과 해군으로부터 넘겨받은 181t급 낡은 경비정 6척이 전부였다.

해양경찰대는 1979년 10월 본대 청사를 부산에서 인천으로 옮기며 경비정 55척, 대원 2천375명으로 조직의 기본적인 틀을 갖추게 된다.

1980년대 들어 최초로 1천t급 대형 함정을 보유하게 된 해양경찰대는 1983년 일반 경찰서 연안정 44척을 넘겨받았다.

1986년에는 해양경찰대장 직급이 치안감에서 치안정감으로 격상, 조직 위상이 한층 강화됐다.

1996년에는 국토해양부 전신인 해양수산부의 독립 외청으로 승격, 경찰청과 분리돼 독자적인 길을 걷게 됐다.

2001년 한·중 어업협정 발효는 해경 조직이 급격히 팽창하는 계기가 됐다.

해경은 해양주권 수호와 해양자원 보호를 위한 인력 확대, 장비 보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조직을 키웠다.

2005년 해양경찰청장 계급이 경찰청장과 같은 치안총감으로 격상돼 차관급 기관으로 승격했고 2006년에는 동·서·남해에 지방해양경찰청을 신설했다.

인력은 2004년 5천400명에서 2014년 1만1천600명으로, 예산은 2004년 5천300억원에서 2014년 1조1천억원으로 증가했다.

10년 사이에 인력과 예산이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해경 안팎에서는 인력과 장비 확충에 비례해 해경의 내부 자질과 역량 또한 강화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해경 경무관 이상 고위간부 14명 대부분은 경비함정 승선 근무 경력이 없고 경비함장 출신은 단 1명도 없다.

해군의 장성들이 대부분 함장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지휘관의 현장 경험 부족은 해상 특수성에 맞는 원활한 임무 수행, 함정 승조원 지휘, 일사불란한 업무 처리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조직 성장에 따른 권한 확대는 때로는 비리사건으로 이어져 해경에 독이 되기도 했다.

해경청은 2011∼2013년에는 강희락, 이길범, 모강인씨 등 전 해양경찰청장 3명이 금품수수 등 뇌물수수 혐의로 잇따라 구속되는 수모를 겪었다.

작년 국정감사에서는 간부급의 비위 발생률이 비간부보다 훨씬 높다는 점도 지적됐다.

최근 4년간 비위행위로 징계받은 해양경찰관 345명 중 163명(47.2%)은 경위 이상 간부다.

전체 경찰관 중 간부 비율이 19%인 점을 고려하면 해경의 '윗물'이 맑지 못하다는 방증이다.

현재 동·서·남해, 제주지방해경청 등 4개 지방청도 '옥상옥'이라는 지적도 있다.

일반경찰이 대부분 지방청 산하에 10개 이상의 경찰서를 두고 있는 것과 달리 해경지방청은 산하에 2∼5개 경찰서만 두고 있을 뿐이다.

해경은 해역별 특성에 맞는 고품질 치안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지방청을 발족했지만 일선 해양경찰서와 업무가 중복되고 상부 보고절차가 더 늘어났을 뿐이라는 여론이 해경 내부에서조차 나오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in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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