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앤장 이어 태평양 선임…추가 준비기일 4회나 요청

탈세·횡령·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조석래(78) 효성그룹 회장이 형사재판 시작부터 초호화 변호인단을 선임하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김종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조 회장 측은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이어 법무법인 태평양을 변호인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에는 김앤장의 백창훈(57·사법연수원 13기) 변호사, 태평양의 송우철(55·16기) 변호사 등 전관 출신의 쟁쟁한 변호인들이 붙어 있다.

재벌총수 사건이라고 해도 1심부터 최상위권 대형 로펌이 동시에 나서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김앤장은 이날 재판부에 추가 공판준비기일을 네 차례나 요청했다.

조 회장이 법정에 직접 나오지 않아도 되는 준비기일을 통해 충분히 쟁점을 정리한 뒤 공판에 본격 돌입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앞서 재판부는 이날까지 주요 공소사실에 관한 조 회장의 의견과 각 증거 인부를 밝히라고 변호인에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김앤장은 추가 선임된 공동 변호인과 협의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구체적인 의견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태평양도 최근 사건을 수임해 기록 검토를 채 마치지 못했다고만 했다.

두 로펌은 앞으로 공소사실을 쪼개 나눈 뒤 맡은 부분만 변론하는 '역할분담'을 할 예정이다.

이에 검찰은 "변호인들이 공소장과 증거기록을 모두 받아봤으니 무엇을 다툴지부터 빨리 정해달라"며 "준비기일을 줄이고 공판을 통해 절차를 신속히 진행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측 변론 계획을 보면 이 재판을 올해 안에 처리할 수 있을까 싶다"며 "일단 준비기일을 두세 차례 진행해보고 향후 일정을 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언급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4월 14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han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