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대기 중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24일 오후 3시 기준으로 ㎥당 146㎍(100만분의 1g)을 기록했다. 서울 마포대교에서 여의도 LG트윈타워가 희미하게 보인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 대기 중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24일 오후 3시 기준으로 ㎥당 146㎍(100만분의 1g)을 기록했다. 서울 마포대교에서 여의도 LG트윈타워가 희미하게 보인다. 연합뉴스
최근 한반도 상공의 공기 흐름이 한 곳에 머물러 있는 듯한 대기 정체 현상이 지속되는 기류 상황을 감안할 때 고농도 미세먼지가 다음달까지 우리나라 대기를 뒤덮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호흡기 질환의 천적인 미세먼지가 당분간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봄철 나들이는 물론 환절기 건강관리에 적잖은 영향이 예상된다. 그럼에도 정부는 대기 중에 미세먼지가 급격히 늘어나 장시간 우리나라 상공에 머물러 있는 명확한 원인을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미세먼지 농도 악화


24일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서울 미세먼지(PM 10·지름 10㎛ 이하 먼지) 평균 농도는 ㎥당 146㎍(100만분의 1g)으로 전날 102㎍보다 악화됐다. 이는 노약자는 실외 활동을 자제하고 일반인도 장시간 외출을 삼가야 하는 정도다. 2012년 서울지역 평균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41㎍, 작년 평균은 45.3㎍이었다. 이날 경기 156㎍, 인천 146㎍ 등으로 전날보다 40㎍ 이상 미세먼지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서울 경기 인천 등에서는 이날 초미세먼지(PM 2.5·지름 2.5㎛ 이하 먼지) 주의보를 발령했다.

정부는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이 다음달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환경기상통합예보실 미세먼지팀의 이대균 연구사는 “3월까지 중국은 고기압, 한국은 저기압의 패턴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바람은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불기 때문에 한국은 중국의 미세먼지 영향을 다음달까지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반도 상공에 머무는 이유 몰라


환경부는 최근 이처럼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요인으로 국내 대기가 정체 현상을 빚고 있다는 점을 첫 손가락에 꼽고 있다. 중국발 미세먼지와 자동차 등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좀처럼 한국 대기권을 빠져 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 오영민 환경부 기후대기정책과 사무관은 “오염물질이 분산되는 대기층의 높이인 대기혼합고가 낮아지고 대기 정체 현상이 잦아지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대기 정체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원인 파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태풍 피해가 예상됐지만 대기 여건이 좋아 한반도를 대부분 벗어난 것처럼 대기 현상은 예측도, 원인 분석도 어렵다는 것. 이대균 연구사는 “중국발 미세먼지가 몰려와도 대기 환경이 좋으면 전부 밀어낼 수도 있다”며 “현재 한반도 기상 여건으로 봤을 때 언제쯤 미세먼지가 사라질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봄철 황사 겹치면 국민건강 심각


기상청의 3월 기상 전망에 따르면 현재 네이멍구와 고비사막 등 주요 황사 발원지가 건조해 기류에 따라 황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허진호 기상청 통보관은 “봄철 기상 전망에 따르면 3월 황사 발생은 평년(1.8일)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류가 한반도를 향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황사가 우리나라로 올 때 중국 동북 공업지역을 지나면 미세먼지까지 섞여 피해가 늘어날 위험이 있다.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연구관은 “미세먼지는 항상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봄철 황사까지 겹치면 지금보다 더욱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완/박상익/김태호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