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확산 우려 줄었으나 산발적 발생 위험성은 상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3주차에 접어들면서 AI가 얼마나 지속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4차례 AI가 발생했을 때를 보면 첫 발병 후 3주차까지 발병 건수가 급증했으며 이후로는 발병 건수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1차 AI 발생(2003∼2004년) 때는 전체 19건 중 14건이 3주 안에 발병했으며 2차 (2006∼2007년) 때는 7건 중 4건이 3주 내 발생했다.

가장 큰 피해를 낸 3차(2008년) 때 역시 전체 33건 중 19건이 3주 내에 절반 이상이 몰렸으며 4차(2010∼2011년) 때는 53건 중 30건이 첫 발병 후 3주 내 집중됐다.

과거 사례를 볼 때 이번에도 발생 3주차 이후 AI가 급속히 확산할 개연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방역 전문가들의 견해다.

여기에 AI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최장 3주인 점도 앞으로 AI의 기세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더한다.

첫 발병 후 3주까지는 이미 AI에 감염됐다가 증세가 나타난 것이기 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었지만 3주차부터는 정부가 방역망을 가동한 이후의 상황이기 때문에 발병 건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다만, AI가 전국적으로 확산할 우려는 줄었어도 철새에 의해 산발적으로 발생할 수는 있다.

이번 AI의 주 발병원으로 추정되는 가창오리떼는 현재 충남 서천 금강하구에 25만 마리, 전북 고창 동림저수지에 7만 마리 등 약 36만5천 마리가 국내에서 겨울을 지내고 있다.

이들이 월동을 끝내고 북상을 시작하는 2월 말∼3월 초까지는 언제든지 철새도래지 주변 농가에서 AI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또 가창오리는 남하할 때는 약 700㎞를 한번에 날아오지만 북상할 때는 중간 경유지에서 일주일 가량 쉬면서 북상하기 때문에 이동경로에 있는 농가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실제로 2008년 AI는 봄에 발생했는데 가축·수의학 전문가들은 겨울철새가 북상하면서 퍼뜨린 AI 바이러스가 뒤늦게 창궐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방역당국 역시 AI가 전국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산발적으로 발생할 여지는 있다고 보고 있다.

권재한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AI가 언제까지 발생할지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산발적으로 발생할 여지는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권 국장은 "AI 바이러스가 주변에 있더라도 농장에서 잘 막으면 AI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차단방역을 강화하고 AI가 다른 곳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막는 것이 AI 조기종식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kind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