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학사의 역사 교과서를 전국에서 유일하게 단독 채택한 부산 남구 부성고 앞에서 3일 찬반 시위와 기자회견이 동시에 열렸다.

경찰이 양측 중간을 가로막아 다행히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다.

참교육 학부모회 등 부산지역 진보단체로 구성한 '친일·독재미화 뉴라이트 교과서 무효화 부산네트워크' 회원 20여 명은 이날 오전 부성고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학교 현장에서 퇴출당한 역사 왜곡 교과서가 부끄럽게 부성고에서 부활했다"며 교학사 역사 교과서 채택 철회를 촉구했다.

부산네트워크는 또 "학생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역사 교과서를 되살리려는 시도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부산시교육청에 진상조사를 요구하고서 학교 측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같은 시각 학교 정문에서 50m 아래 도로에서 보수성향 인사 10여 명은 "학생들에게는 올바른 역사관을 배울 권리가 있다"며 부성고가 탁월한 선택을 했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서울, 울산 등 전국 각지에서 왔다는 이들은 "참된 역사교육 없이는 밝은 대한민국이 없다"며 "애국심으로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부성고를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부성고는 3일 아웅산 폭파사건(1983년), 대한항공 858기 공중폭파 사건(1987년), NLL 교전(1999년), 천안함 폭침(2010년) 등의 사건들을 교학사를 제한 대부분의 출판사가 담지 않았다며 좌편향 한국사 교과서가 판을 치는 현실에서 사실에 근거한 역사인식을 청소년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다고 밝혔다.

부성고는 교학사를 친일이라고 겁박하지만 교학사는 안중근 의사 사진과 사진 밑에 안중근 의사라고 표기했으나 나머지 7종 교과서는 '의사' 명칭이 없고 4개 교과서는 유관순 열사 사진 1장도 싣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부성고는 세화여자실업고, 문현여상, 부성정보고로 운영되다가 올해부터 일반고로 전환된다.

이 학교는 지난해 12월 교과협의회를 열고 한국사 교과서로 지학사 교과서를 채택했으나 지난달 24일 교과협의회를 다시 열어 교학사를 1순위로 재선정했다.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조정호 기자 youngkyu@yna.co.krc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