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철수 요구하며 출석 거부

14일 오전 경찰에 스스로 출두하기로 했던 철도노조 지도부가 경찰의 체포 시도에 반발하다 출석 의사를 밝힌 지 6시간여 만에 전원 자진출석했다.

김명환 노조위원장 등 핵심 지도부 11명은 이날 오후 5시 10분께 파업 중단 이후 몸을 숨겨왔던 민주노총 본부 건물을 빠져나와 경찰 호송차에 탑승했다.

김 위원장은 자진출두 직전 민주노총 건물 1층 로비에서 "철도 민영화를 막기 위해 지지를 보내준 국민과 조합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경찰 출두 이후에도 철도 민영화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 등 지도부 11명은 설훈·신계륜 민주당 의원, 박원석 정의당 의원,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 등 9명의 국회의원과 동행해 5대의 경찰 호송차에 차례로 탑승했다.

박태만 노조 수석 부위원장은 이보다 조금 앞선 오후 4시 30분께 조계사 밖으로 나와 경찰에 스스로 출두했다.

박 부위원장은 "아직 좋은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희망을 갖고 이제 자진 출두한다"며 "철도 민영화를 하지 않겠다는 정부와 코레일의 약속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최은철 철도노조 대변인은 오전 11시 10분께 여의도 민주당사를 나와 "당당하고 정당한 철도 파업에 대해 당당하고 의연하게 조사받겠다"고 말한 뒤 여유로운 모습으로 경찰차에 몸을 실었다.

이로써 파업 중단 이후 몸을 숨겨운 13명의 철도노조 지도부는 모두 경찰에 자진 출석했다.

김 위원장 등 11명은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나머지 2명은 각각 동대문·남대문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철도노조 지도부는 애초 오전 자진출석 입장을 밝힌 기자회견이 끝난 뒤 바로 출석하려고 했지만 경찰이 민주노총 1층 로비에서 지도부를 체포하려고 시도하자 이에 반발하면서 자진 출석이 6시간 가까이 지연됐다.

정호희 민주노총 대변인은 이날 오후 3시 민주노총 앞에서 연 브리핑에서 "경찰의 체포 시도로 노조 지도부가 다시 건물 안으로 철수했다"며 "스스로 걸어서 경찰 호송차에 타겠다는데 10m도 안 되는 거리를 체포해 끌고 가겠다는 경찰을 이해할 수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경찰은 민주노총 앞에 배치된 400여명의 경찰 중 일부를 철수시키고 지도부가 민주노총 건물을 나와 경찰차까지 걸어가는 동선 거리를 줄여 노조와 합의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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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민경락 윤보람 설승은 기자 rock@yna.co.krbryoon@yna.co.krs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