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간부 잇따라 검거…파업노조원 복귀율 11% 대
코레일, 영업손실 77억여원 손배소 제기
국토부 면허 발급은 빨라야 내주 후반쯤에나 가능


철도노조 파업이 12일째로 접어든 20일 노조 간부들이 잇따라 검거되는 등 검경의 전방위 압박이 강화되고 있다.

노조원들의 업무복귀율은 11%대를 넘어서 '동요' 조짐을 보이면서 이번 주말이 파업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코레일도 파업에 따른 영업손실 책임을 노조에 물어 법원에 77억여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열차 운행은 전날과 비슷한 83%대로 운행됐지만 계속된 화물열차 감축운행으로 강원지역 시멘트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등 물류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애초 이날 발급될 것으로 알려졌던 수서 발 KTX 법인 면허는 법원의 법인 설립비용 인가 등의 절차가 늦어져 빨라야 다음 주 후반쯤에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 검경 강경 대응…노조 간부 1명 추가 검거
경찰은 이날도 철도노조 간부 1명을 추가로 검거하는 등 파업 지도부에 대한 전방위 압박을 계속했다.

대전지방경찰청 수사과는 이날 오전 8시 20분께 전국철도노조 대전본부 조직4국장 고모(45)씨를 체포했다.

이번 파업으로 검거된 노조 간부는 19일 오후 경북 영주경찰서에 붙잡힌 윤모(47)씨를 포함해 2명으로 늘었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노조 지휘부와 실무간부급 노조원은 김명환 노조위원장을 포함해 모두 27명으로, 경찰은 이들에 대해 경찰서별로 체포전담반을 편성, 파업 핵심인물을 조속히 검거한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정부의 강경 대응 방침에도 철도민영화 저지를 위한 '중단없는 파업투쟁'을 이어갈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날 오후에는 민주노총 앞에서 시국 촛불집회 열고 정부의 노조탄압을 규탄할 예정이다.

또 21일 권역별 철도노조 결의대회 및 시국 촛불집회와 23일 민주노총, 시민사회, 종교계가 하는 평화대행진에 참가할 예정이다.

◇ 책임 물은 코레일…손배소 77억여원 제기
코레일은 노조와 집행 간부 186명에 대해 77억여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코레일은 서울서부지법에 노조(단체)와 김명환 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 186명을 대상으로 77억7천여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이날 밝혔다.

청구 당시까지 노조의 불법 파업에 따른 영업 손실과 대체 인력 인건비, 파업에 따른 각종 기물 파손 비용 등을 합쳐 산출한 금액이다.

코레일은 파업이 끝나면 이에 따른 손실규모를 다시 산정, 소장 변경을 통해 소송금액을 추가할 계획이어서 소송액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업무복귀율 11.5%…노조원 동요 조짐
이날 현재까지 일터로 돌아온 노조원은 모두 1천14명으로 복귀율은 11.5%로 집계됐다.

전날 오전 9시까지 네 번째 복귀명령을 내린 코레일은 어제 하루 가장 많은 노조원 122명이 현업에 복귀했다고 밝혔다.

코레일은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노조원들이 징계 등에 따른 심리적 불안과 피로를 느끼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최후 복귀 지시를 마지막 선처 기회로 인식하고 연대파업도 무산된데 따른 조합원들의 동요도 한몫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코레일은 전체 철도노조원 2만443명 가운데 38% 수준인 7천700여명이 현재 파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코레일은 파업 참가자에 대한 징계절차에 본격 착수하는 등 노조에 대한 압박이 가속하면 복귀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물류비상 지속…KTX는 1.4%포인트 증가
이날 KTX는 전날보다 1.4%포인트 늘어난 평시 대비 89.4%로 운행됐다.

그러나 새마을호 56%, 무궁화호(누리로 포함) 61.2%, 전동열차 92.2%, ITX-청춘 63.6%, 화물열차의 평시 운행률은 39.4%로 19일과 같은 수준에서 운행됐다.

코레일은 이번 주말과 일요일 철도 승객 수요를 고려해 열차운행을 다소 늘리기로 했다.

21일에는 평시 대비 88.9%, 22일에는 91.2%로 각각 늘려 운행할 계획이다.

화물열차의 계속된 운행 감축으로 물류대란 우려는 현실로 다가왔다.

현대시멘트 영월공장은 19일부터 소성로 2기 중 1기의 가동을 중단했고 쌍용양회 영월공장은 당장 가동 중단 위기에 놓였다.

그나마 동해와 강릉, 삼척 등 동해안 연안에 있는 시멘트공장들은 해상운송이 80%를 차지하고 있어 당장 생산라인이 멈추는 일은 없으나 철도 파업이 더 장기화하면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수서 발 KTX 법인 면허 발급 빨라야 내주 후반
수서 발 KTX 법인의 철도운송사업 면허가 이날 발급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조가 강력하게 대응할 채비를 갖춘 가운데 법인 사업면허는 빨라야 내주 후반에나 발급할 수 있을 전망이다.

수서고속철도주식회사가 면허를 발급받으려면 법원의 법인 설립 등기가 먼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대전지법의 한 관계자는 "법인 설립 등기 신청 전 단계로 설립비용 인가를 확인하는 과정에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모든 과정을 마치려면 빨라야 다음 주 중반쯤에나 가능할 것 같다"고 밝혔다.

노조는 국토부가 수서 발 KTX 법인 면허를 발급하면 즉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예정이다.

(대전연합뉴스) 이은중 기자 j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