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뮤지컬 지원·개발 본궤도…2014년 '프랑켄슈타인'으로 승부"

“서울뮤지컬페스티벌(SMF)이 창작 뮤지컬계 축제로 자리잡고, 뮤지컬콘텐츠 개발 사업의 첫 발을 내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17일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에서 만난 ‘공연계 대부’ 이종덕 충무아트홀 사장(78)은 올해 성과로 ‘창작 뮤지컬 지원 및 개발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른 것을 꼽았다.

이 사장이 2011년 1월 서울 중구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충무아트홀을 맡으며 내건 주요 비전 중 하나는 공공성을 강화하고 다른 민간 극장들과 차별화하는 차원에서 창작 뮤지컬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것이었다. 그는 특유의 추진력으로 한국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SMF’를 지난해 8월 충무아트홀에서 처음 열었고, 올 8월 규모와 프로그램을 강화해 2회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뤘다. 공연장에 창작 뮤지컬계에 커다란 종적을 남겼거나 발전에 기여한 인물들을 선정해 헌액하는 ‘명예의 전당’도 만들었다.

또 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지원받아 신진 뮤지컬 창작자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뮤지컬 하우스 블랙 앤 블루’를 올 하반기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공모를 통해 뽑은 5개 창작 작품에 제작비 5000만원과 공연장, 장비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이를 통해 충무아트홀이 ‘창작 뮤지컬의 메카’라는 인식을 뮤지컬계와 관객들에게 심어줬다.

“일반 공연장에서는 생각하지 못할 일들이죠. 수익이 남지 않고 추가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라 중구청에서도 처음엔 못마땅하게 여겼죠. 하지만 뮤지컬을 주로 상연하는 공공 극장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인데다 장기적으로 극장 이미지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득했습니다.”

그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은 내년 충무아트홀 개관 10주년을 맞아 자체 기획, 제작하는 대형 창작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다. 총 제작비 40억원 중 40%인 15억원은 충무아트홀이 자체 투자하고 나머지는 KB미디어허브 인터파크INT 등에서 투자받았다. 공연은 내년 3월18일부터 5월11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열린다.

“공연장이 대관과 공동 투자에 머물지 않고 자체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는 것이 제 오랜 지론입니다. 성남아트센터 사장 때 뮤지컬 ‘남한산성’을 자체 제작하기도 했죠. ‘프랑켄슈타인’을 단발성 프로젝트가 아닌 장기 공연이 가능한 스테디셀러로 개발하고 해당 콘텐츠를 민간 제작사에 보급하는 방식을 통해 한국 뮤지컬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계획입니다.”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성남아트센터 등 공연장 최고경영자로 일한 햇수만 올해까지 18년인 이 사장은 내년에도 충무아트홀을 이끌 예정이다. 당초 3년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1월 퇴임할 계획이었으나 중구청의 지속적인 연임 요청에 ‘1년 임기 연장’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19일 열리는 중구문화재단 이사회에서 ‘임기 연장안’이 통과되면 그의 퇴임 시기는 2015년 1월로 늦춰진다.

이 사장은 “나이도 있고 후배들을 위해 물러나야 할 때라고 생각하지만 연임 요청을 마냥 거절할 수는 없어 1년만 더 맡기로 했다”며 “내년에 ‘프랑켄슈타인’ 초연, 창작뮤지컬 활성화 지원, 순수예술 공연 확대 등 그동안 추진해온 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