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차 운송률 34%…"주 후반께 피해 가시화"

전국철도노조 파업 사흘째인 11일 시멘트 운송이 차질을 빚으며 관련 업계의 피해가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화물열차 운송률은 평시의 34%로 뚝 떨어진 상황이다.

시멘트업계는 "화차 운행이 줄어든 여파로 시멘트 운송량 역시 평시의 30%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파업이 계속될 경우 당장 이번 주 후반부터는 피해가 가시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전국 곳곳의 저장시설에 쌓아둔 비축분이 일부 남아있고, 도로를 이용한 대체 운송 수단을 가동하고 있어 아직 피해가 크진 않다.

하지만 비축분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어 주 후반부로 가면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량당 50여t을 운반하는 화차에 비해 대체운송 수단인 트럭은 효율성과 운반성 면에서 아무래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특히 제천, 영월, 단양 등 내륙에 위치한 업체들은 철로 수송률이 60%에 달해 피해가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반적으로 국내 시멘트 운송은 철로가 40%, 도로와 해상이 각각 30%를 담당하고 있다.

시멘트협회측은 철도노조의 파업이 8일간 진행된 2009년에는 7만여t의 시멘트 운송 차질로 빚어져 직접 피해만 약 47억원에 달했다고 전했다.

레미콘 업계와 건설업계 역시 철도노조 파업으로 인한 시멘트 운송 차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건설 현장에서 12월은 혹한기에 접어들기 전 마지막 시멘트 타설이 가능한 시기로 통하는데 원재료인 시멘트 공급이 제대로 안될 경우 레미콘 가동과 건설 작업이 전면 중단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월동기에 들어가기 전 막바지로 현장을 가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멘트 공급이 되지 않으면 큰일"이라며 "공기를 맞추기 위해 시멘트 공장에서 직접 물량을 받아오는 방법을 비롯해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국토교통부에 '철도노조 파업대비 정부합동 비상수송대책본부'를 마련하고 철도공사, 서울시, 경기도 등 기관과 피해상황 파악과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파업에 대비해 세운 비상 계획에 따라 화물열차는 평소의 34% 수준으로 운용하고 있다"면서 "중요한 물량부터 우선순위를 정해 운송하고 있지만 파업참여율에 따라 운송 상황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