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의 주요 국가들은 1980년대부터 정부 지원과 기업 참여를 통해 산학협력을 확대해 왔다.

미국은 주요 연구중심 대학들이 기술이전 전담조직을 만들어 기업에 기술을 이전하거나 창업기업의 지분을 보유하는 방식으로 ‘연구의 상업화’를 추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는 스탠퍼드대 버클리대 등 명문대 기술을 넘겨받아 정보통신기술(ICT)과 제약 등 첨단산업을 발전시킨 대표적 사례다.

대학, 정부출연 연구기관, 병원 등이 개발한 기술을 기업에 넘겨주고 받는 기술이전 수입은 지난해 26억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최신 통계인 2011년을 보면 전체 기술이전 24억3000만달러 중 대학 기술이전 수입은 74.1%인 18억달러다. 대학이 기술이전료 대부분을 벌어들이는 셈이다. 대학별로는 노스웨스턴대가 1억9154만달러로 가장 많다. 이어 캘리포니아주립대 연합(UC버클리 UC샌프란시스코 등) 1억8204만달러, 컬럼비아대 1억4631만달러 등이다.

유럽 국가들도 정부와 기업이 대학과 손잡고 산학협력을 강화했다. 스웨덴은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의 85% 정도를 대학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스웨덴 최대 ICT 산업단지인 시스타사이언스시티는 에릭슨이 고용센터를 설립한 이후 1000개가 넘는 기업이 입주해 왕립공대 및 스톡홀름대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프랑스는 기업과 정부출연 연구기관, 대학 등이 학술연구교육산업협정(CIFRE)을 맺고 박사과정 학생들의 R&D와 취업·창업을 돕고 있다. 박사과정 학생에 대한 정부 재정지원 규모는 2009년 기준 5370만유로다.

이스라엘은 응용과 실용을 중시해 대학 내 연구성과를 상업화하기 위한 조직을 만들어 창업을 돕고 있다. 텔아비브에 있는 테크니온대학은 1952년부터 인큐베이터지주회사인 디모테크를 세워 의료 전자 올리브유제품 등 44개 기업의 창업을 지원했다. 창업을 위한 자본은 정부와 국내외 벤처캐피털, 개인투자자로부터 조달했다. 이스라엘의 특징은 대학생들의 실패를 인정해 준다는 점이다. 정부가 창업비용의 60%를 대지만 창업에 실패해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