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위·배경 의문…쟁점은 '위장 열람'·'직무상 필요'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의혹'을 둘러싼 개인정보 유출 정황이 검찰에 포착된 가운데 서울 서초구청이 개인정보 보호 관리 등을 규정한 관련법상의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검찰은 지난 6월 서초구청의 조모 행정지원국장과 행정지원국 산하 'OK민원센터' 직원이 채 전 총장의 혼외자로 지목된 채모군 모자에 대한 개인정보를 무단 열람한 사실을 확인하고 서초구청을 최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조 국장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부하 직원에게 채군의 가족관계등록부 자료를 조회하도록 지시한 사실을 파악하고 그 배경에 권력기관 등의 영향력이 작용했는지 등을 캐고 있다.

서초구청은 현행 가족관계 등록에 관한 법률을 위반해 무단 열람·조회·발급을 강행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가족관계 등록부 정보를 이용 또는 활용하려는 사람은 관계된 중앙행정기관장의 심사를 거쳐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행정기관장이 정보를 이용·활용하려면 법원행정처장과 협의해야 한다.

또 이용 목적과 근거, 자료의 범위를 밝혀야 하며 조회 목적이나 내용의 타당성·적합성·공익성, 사생활 침해 가능성 등을 심사하게 돼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문제가 된 시점에 가족관계 등록을 맡은 사법등기국이나 전산정보를 관리·운영하는 전산정보관리국에 국가 기관에서 채모군 모자 가족부의 열람에 대한 승인 또는 협의를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안은 대법원에서 가족관계 등록사무의 처리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은 서초구청 측이 자체 권한으로 가족부를 열람한 것이므로 대법원의 승인이 불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가족부는 본인이나 배우자, 직계혈족, 형제·자매가 신청해야 발급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본인 등이 아니더라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직무상 필요에 따라 가족부 열람·발급 등을 할 수 있다.

결국 쟁점은 조 국장과 실무자가 채군 가족부를 무단 조회·열람한 행위가 대법원에서 위임받은 권한 범위를 벗어난 것인지, 구청의 직무상 필요가 아닌 다른 특정인 또는 특정 기관의 지시·요청에 따라 '위장·거짓 열람'한 것인지다.

이 과정에서 채군 모자 가족부의 정보를 알고 싶은 누군가 또는 특정 기관이 정상적인 절차를 밟는 대신 서초구청 관계자를 통해 불법·편법적인 방법을 썼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가족부 정보는 본래 목적 외의 용도로 쓸 수 없다.

가족관계 등록법상 정보를 무단 조회해 이용하는 경우,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열람하거나 증명서를 발급받은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도 적용될 수 있다.

검찰은 최근 서초구청과 조 국장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과 통화내역 조회 등에 대한 분석이 끝나는 대로 조 국장과 구청 실무자를 소환해 무단 조회 경위와 배경, 열람 자료를 어디에 활용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송진원 김동호 기자 z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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