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총장 감찰 지시 '사상 초유 사태'에 법조계 촉각

법무부가 '혼외 아들' 논란이 제기된 채동욱 검찰총장에 대해 13일 전격 감찰에 착수했다.

법무부가 현직 검찰총장에 대해 감찰에 착수한 건 사상 초유의 일이다.

법무부는 최근 채 총장을 둘러싼 '혼외 아들' 논란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 "국가의 중요한 사정기관의 책임자에 관한 도덕성 논란이 지속되는 것은 검찰의 명예와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감찰 착수 배경을 설명했다.

법무부는 "더이상 논란을 방치할 수 없고 조속히 진상을 밝혀 논란을 종식시키고 검찰 조직의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며 "장관은 당사자인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는 독립된 감찰관으로 하여금 조속히 진상을 규명해 보고하도록 조치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지난 6일자에서 채 총장이 1999년 한 여성과 만나 지난 2002년 이 여성과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아 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이 아들이 최근까지 서울의 한 사립초등학교에 다녔고 지난 8월 말 미국으로 출국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9일자 후속기사에서 "학교의 기록에는 (아들의) 아버지 이름이 '채동욱'으로 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채 총장은 지난 6일 조선일보 보도가 나온 직후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검찰총장으로서 검찰을 흔들고자 하는 일체의 시도들에 대해 굳건히 대처하면서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검찰 본연의 직무 수행을 위해 끝까지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채 총장은 이후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9일 조선일보 측에 정식으로 정정보도를 청구한데 이어 12일 조선일보를 상대로 법원에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전격 제기했다.

채 총장은 "유전자 검사를 조속히 실시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법조계에선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장관의 감찰 지시라는 초유의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선 법무장관이 `혼외아들' 의혹 논란과 관련해 채 총장에 대해 사실상 자진 사퇴를 종용하고 나선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김동호 기자 san@yna.co.krd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