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흡연자 후두암 발생…비흡연자의 6.5배
담배를 피우던 사람이 6년 이상 금연하면 계속 흡연하는 사람에 비해 폐암에 걸릴 확률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후두암에 걸릴 확률이 5.5~6.5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선하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27일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한 흡연의 건강영향 분석 및 의료비 부담’ 세미나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세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992~1995년에 공단 일반검진을 받은 공무원 및 사립학교 교직원과 피부양자(30세 이상) 130만명에 대해 2011년 12월까지 19년간 질병 발생을 추적 조사했다.

우선 남성 흡연자 15만7903명에 대한 조사 결과 계속 담배를 피운 사람에 비해 2년간 금연한 사람은 폐암 발병 확률이 86%로 낮아졌다. 금연기간이 4년이면 59%, 6년이면 50%로 각각 줄었다. 또 심뇌혈관질환은 2년 금연한 사람은 97%로 계속 흡연하는 사람과 비슷했지만 4년이면 이 비율이 84%로, 8년이면 74%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 교수는 “식도암 후두암 췌장암 등도 흡연자에 비해 담배를 끊은 사람들의 발병 확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금연이 가져다주는 이득에 대한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흡연의 피해조사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각종 암 발생 비율은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남성 흡연자의 암 발병 위험은 비흡연자에 비해 후두암 6.5배, 폐암 4.6배, 식도암 3.6배에 달했다. 여성 흡연자의 경우는 비흡연자에 비해 후두암 5.5배, 췌장암 3.6배, 결장암이 2.9배 더 높았다.

흡연이 암 발생에 직접적 영향을 끼친다는 조사 결과도 내놨다. 암 발생에 기여하는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남성은 후두암의 79.0%, 폐암의 71.7%, 식도암의 63.9%가 흡연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후두암 23.3%, 췌장암 14.6%, 결장암은 11.4%가 흡연으로 인해 발생했다. 이에 대해 지 교수는 “최초 조사 당시 남성 흡연율은 60%, 여성 흡연율은 4%에 불과해 흡연이 여성의 건강에 미친 영향은 과소평가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