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4월22일 중국 베이징 하오위안건국호텔에서 열린 ‘희망보따리 해외상담회’에서 중국 기업인들과 상담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4월22일 중국 베이징 하오위안건국호텔에서 열린 ‘희망보따리 해외상담회’에서 중국 기업인들과 상담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한·중 지자체 교류 20년] 서울특별시 "경제·문화·교육 통합모델로"…베이징市와 협력 '업그레이드'
“서울시는 중국 기업들이 마곡지구에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합니다. 마곡지구의 외국인 투자와 중국 관광객의 편의도 증진될 것입니다.”(박원순 서울시장·사진)

지난 4월22일 중국 베이징 켐핀스키 호텔. 중국을 방문 중이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중국 건설업체 중태건설그룹과 ‘마곡지구 내 중국 투자유치 활성화를 위한 협약(MOU)’을 맺었다. 박 시장은 MOU 체결 자리에서 마곡지구의 지리적 이점에 대해 열띤 홍보를 했다. 그는 “서울에 남은 대규모 개발지 마곡지구는 동북아 미래를 선도하는 지식산업단지”라며 “김포공항에서 2분, 인천공항에서는 40분 거리로, 2시간 이내에 상하이 베이징 등 중국과 연결이 가능해 동북아 최적의 중심지”라고 소개했다.

연간 500억위안(약 9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태건설그룹은 중국 건설업계에서 18위를 차지하는 대기업이다. 중태건설그룹은 이날 협약 체결에 따라 마곡산업단지 내 상업·업무지구에 특급호텔, 대규모 관광객 유치를 의미하는 마이스(MICE) 산업을 위한 국제회의장, 쇼핑센터 등이 갖춰진 문화관광 복합시설 건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중 지자체 교류 20년] 서울특별시 "경제·문화·교육 통합모델로"…베이징市와 협력 '업그레이드'
박 시장은 4월 2박3일간의 중국 베이징 출장을 통해 서울 경제 활성화를 위한 투자유치 활동의 첨병에 섰다. 서울시와 베이징시는 1993년 자매우호도시 체결 후 20년간 행정, 문화,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교류를 펼쳐왔다. 국내 도시와 중국 도시 간 교류는 서울시가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 간 교류가 형식에 그쳤던 것에서 한발 나아가 시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상호 이익의 교류협력 장으로 발전돼야 한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박 시장이 쏟아지는 서울시 현안에도 불구하고 당시 중국을 2박3일 일정으로 방문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시는 중국 기업과 투자자 200여명을 초청해 투자설명회를 개최하고, 30여개사와는 1 대 1 맞춤형 투자상담을 실시했다. 중소기업의 중국 진출 지원을 위한 희망보따리 해외상담회도 열었다. 당시 상담회엔 총 34개 기업이 참가해 78명의 바이어와 총 171건을 상담했고, 중국외상투자기업협회 및 상하이지오시스IT유한공사, 산둥성 상무청과 두 도시 중소기업 지원 및 관련 정보 제공을 위한 MOU를 체결하는 성과도 거뒀다.

박 시장은 한국의 강성 노조를 걱정하는 중국 기업인들의 질문에도 거침없이 대답했다. 그는 “과거엔 한국에서 노조가 강했기 때문에 (외국 기업들이) 투자를 우려했지만 최근엔 노사 협조가 기업에도 도움이 되고 노동자 스스로에게도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극렬한 분쟁은 사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와 베이징의 교류·협력은 경제 분야에만 그치지 않았다. 박 시장은 중국 방문 첫날인 4월21일 왕안순 베이징시장과 만나 두 도시의 우호 강화를 위해 경제·문화·교육 통합교류기구인 ‘서울·베이징 통합위원회’를 설립하는 MOU를 맺었다. 박 시장은 “서울과 베이징 시민들이 삶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교류 협력을 강화해나갈 것”이라며 “서울·베이징 통합위원회를 통해 실질적인 도시교류 모델사례를 구체화해나가겠다”고 선언했다. 통합위원회는 사무국, 경제팀, 문화팀, 교육팀으로 구성돼 두 도시의 해당 부서를 주축으로 팀별 교류를 추진하게 된다. 서울시와 베이징시는 2년에 한 번 통합위원회 총회를 교차 개최해 성과를 피드백하고 향후 팀별 교류 방향을 설정할 계획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