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인상을 놓고 서울시와 갈등을 빚어온 맥쿼리·현대로템 컨소시엄이 이달 말 지하철 9호선 사업에서 철수하고, 국내 보험사가 참여한다.

▶본지 7월17일자 A1, 5면 참조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7일 “교보생명 한화생명 흥국생명 등 보험사 3곳이 자금을 투자하고, 자산운용사 두 곳이 맥쿼리·현대로템 컨소시엄 지분을 매입하는 형태가 유력하다”며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흥국생명 등 보험사들은 7000억원의 자금을 나눠 투자할 계획이다.

협상은 기존 주주와 예정 매수자 간 지분 관련 협상, 시와 예정 매수인 간의 실시협약 변경 협상, 시행사와 운용사 간 운영비 규모에 대한 협상 등 세 가지로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보험사들과 투자 양해각서(MOU)를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박원순 시장은 지난 6일 “이달 말 구체적인 내용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요금 인상 갈등이 재발하지 않도록 투자자들이 경영에 간섭하지 못하는 간접투자로 9호선 사업 방식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펀드에 자금을 넣고 연리 4% 후반의 수익을 챙긴다. 운용은 자산운용사가, 운임결정권은 서울시가 각각 맡는다. 시는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시민펀드를 조성해 9호선 사업에 투자키로 했다. 서울시는 운영비를 기존보다 10%가량 줄이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철 9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9호선(주)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기본요금을 1050원에서 1550원으로 500원 인상하겠다고 운임변경 신고를 냈지만 서울시가 받아들이지 않자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5월 “서울시가 운임신고를 심사하고 거부할 권한이 있다”고 판결해 시의 손을 들어줬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