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 Stay] 강원 파로호 생태마을, 사계절 농촌·낚시체험…아토피 치유까지
파로호 생태마을은 강원도 용화산의 울창한 산림과 깨끗하고 맑은 호수인 파로호(破虜湖)로 둘러싸인 곳이다. 해발 300m의 중간 산지에 질 좋은 흙을 가져 유기농사의 최적지로 꼽힌다. 1943년 한국 최초의 수력발전소인 화천 수력발전소 건설로 대부분의 마을이 수몰되고 남은 지역에 자리잡은 마을이다. 이때 생긴 호수가 화천 9경 중 하나인 파로호다. 수몰 이후 용화산의 용(龍)자와 파로호의 호(湖)자를 따와 ‘용호’라고 이름을 지었으며 행정 구역상으로는 강원 화천군 간동면 용호리다. 화천군 구만리 뒤쪽 골짜기에 있어 ‘뒷골’ 또는 ‘후동(後洞)’이라고도 불린다.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으로 유촌리에 편입됐다가 1937년 화천댐 완공으로 저수지가 생기고 1954년에 유촌리에서 분리됐다.

○유서 깊은 마을

6·25전쟁 이전에는 북한에 속했던 지역이었다. 전쟁 때는 격전의 장소였고 인근에는 전쟁에서 희생된 젊은 무명용사의 넋을 기리는 비목공원이 있다. 파로호는 원래 화천호로 불렸지만 이곳에서 전쟁 당시 중국군을 크게 이겨 이승만 전 대통령이 오랑캐를 물리친 호수라는 뜻의 파로호라고 이름을 새로 지었다.

조선시대 말기 전까지는 마을 주민 대부분이 석씨였다고 한다. 이후 왕의 후궁으로 들어간 여산 송씨가 역적으로 몰려 송씨들이 방천리 쪽으로 피신했다가 점차 간동면의 뒷골, 도송리, 유촌리, 간척리로 이주해 살기 시작했고 용호 마을에 집성촌을 이뤘다. 용호 마을의 지명 중에는 ‘원수골’도 있다. 아낙이 어린 딸아이를 밭 둑에 두고 일을 하다 그 딸을 호랑이가 물어가 그 호랑이를 원수로 삼았다고 하여 만들어진 지명이다.

○계절 맞춤형 체험 프로그램


[Farm Stay] 강원 파로호 생태마을, 사계절 농촌·낚시체험…아토피 치유까지
파로호 생태마을은 화천군 화천읍 동남쪽으로 약 10㎞, 휴전선으로부터 약 30㎞ 남쪽에 있다. 남쪽으로는 간동면 유촌리, 북쪽으로는 구만리, 동쪽으로는 파로호와 도송리에 접해 있으며 서쪽으로는 용화산이 있다. 서울~춘천 간 고속도로가 뚫리고 배후령터널이 개통돼 서울에서 약 2시간이면 도착한다. 주변 볼거리로는 전통한옥학교, 파로호낚시터, 용화산, 화천수력발전소, 평화의 댐 등이 있다.

파로호 생태마을은 1989년 유기농업을 시작했다. 유정란, 무농약 찰옥수수, 파로호 애호박, 장뇌삼, 더덕, 산야초 효소, 무공해 태양초, 케일, 감자, 가시오갈피, 절임배추, 블루베리 가공품, 고춧가루, 청국장 등이 지역 특산품이다.

파로호 생태마을은 위치만 따져도 물과 산이 공존해 아이들에게 최고의 ‘교실 밖 학교’로 꼽힌다. 도시인들에게 정겨운 농촌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인 주말농장, 유기농 농사체험, 낚시 여행, 논두렁 걷기 등을 운영하고 있다. 황토집에서 숙박하면서 독특한 농촌생활 체험도 가능하다. 특히 여름철에는 감자캐기, 옥수수따기를 할 수 있다. 청국장 요리, 김장, 메주, 두부 만들기 등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농산물 체험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또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체험 프로그램인 산야초 만들기, 초콜릿 공예, 유정란꾸러미 만들기, 나무공예, 손수건 물들이기 등도 인기가 많다.

파로호 생태마을은 특히 낚시 체험이 유명하다. 파로호에서 주로 잉어, 붕어, 향어, 메기, 쏘가리 등이 잡힌다. 용호 마을은 파로호 상류 지역으로 그동안 수위가 일정하지 않아 물이 많은 계절에만 낚시를 즐겼지만 파로호 수종보의 설치로 사계절 낚시가 가능해졌다. 낚시 애호가들이 선호하는 좌대가 설치돼 낚시를 편히 즐길 수 있다. 연중 가족낚시체험 등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낚시대회도 열고 있다.

이 곳에서는 여름 외 다른 계절에도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봄에는 달래 냉이 등 봄나물 채취가 인기다. 또 감자심기, 고추심기, 모내기 등도 할 수 있다. 가을에는 포도를 수확하고 김삿갓 축제도 열린다. 겨울에는 농한기에 주로 하던 전통 짚공예, 얼음썰매타기 체험이 가능하다.

○등산, 아토피 프로그램도 유명


농촌 체험은 아니지만 용화산 등산도 주요 즐길거리로 꼽힌다. 화천을 대표하는 용화산은 화천 9경 중 하나로 절경이 돋보인다. 산 정상에서 아래 1㎞ 지점까지 포장도로가 있어 1~4시간 다양한 코스로 산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

아토피 치유 프로그램도 각광받고 있다. 2008년 마을 인근 산기슭에 숙소, 세미나실, 치료실, 한방 스파, 식당, 전시실 등으로 이뤄진 아토피 체험관을 지었다. 화학 소재가 들어간 자재를 배제하고 천연벽지, 나무 등을 사용해 건립했다. 각종 피부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또 최근 완공된 파로호 수변 생태·문화탐방로인 상무룡리~오미리 구간도 인기를 끌고 있다. 양구읍 상무룡리에서 파서탕, 방산면 오미리를 잇는 9.5㎞ 거리의 생태로다. 양구읍 월명낚시터에서 상무룡리낚시터로 연결되는 물길, 상무룡리낚시터에서 파서탕으로 이어지는 숲길, 파서탕에서 오미리로 이어지는 계곡길, 오미리 산촌생태마을길 등 다양한 코스를 즐길 수 있다.

찾아가는 길

행정구역은 강원 화천군 간동면 용호리. 서울에서 서울춘천고속도로를 타고 오다 춘천분기점에서 춘천 방면으로 간다. 춘천IC에서 배후터미널로로 진입하고 간척월명로로 이동해 파로호로로 빠진 다음 2.5km 정도 가면 도착한다. 홈페이지(paroho.invil.org)를 방문하거나 전화(010-5317-8838)로 더 상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