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라면 상무’ 논란을 일으킨 승무원 리포트 유출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2주일 만이다. 대한항공은 1일 대기업 임원의 기내 승무원 폭행 사건 이후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내고 “기내 내부 보고서가 유출돼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데 책임을 느낀다”며 “유포자가 누군지 면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캐빈 리포트라고도 불리는 이 보고서에는 해당 임원이 비행기에 탑승한 순간부터 착륙 후 폭행 혐의로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과 인터뷰하기까지의 전 과정이 기록돼 있다. 승무원에게 라면을 끓여 오라고 여러 차례 요구한 정황도 자세히 적혀 있다. 이 보고서가 인터넷에서 확산되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졌고, 해당 임원은 사직서를 제출하고 회사를 떠났다.

항공사는 항공법 제124조에 따라 비행 날짜, 탑승한 승무원 명단, 비행 구간, 비행 시간, 비행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 등을 항공일지에 기록하도록 돼 있다. 승무원들도 항공사 자체 규정에 따라 객실에서 일어난 일을 승무원 일지에 남기고 퍼스트클래스나 비즈니스석 등 VIP 고객은 건강 상태, 주량, 음식 취향 등 개인의 특성 등을 기록해 고객서비스에 활용한다. 이런 내용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외부 유출을 금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문제가 된 기내 보고서는 고객 업무처리 내용을 기록한 것으로 신상에 대한 개인정보는 전혀 들어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