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메모리 용량이 1년에 2배씩 늘어난다는 ‘황의 법칙’으로 유명한 황창규 지식경제부 지식경제 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 단장(전 삼성전자 사장·사진)이 서울대 강단에 선다. 서울대 사회대는 황창규 단장을 사회학과 초빙교수로 임용하기로 하고 인사위원회 등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본부 인사위원회의 최종 결정을 거치면 황 단장은 내년 3월부터 2년간 사회학과 초빙교수로 활동하게 된다.

황 단장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이던 2002년 국제반도체회로학술회의(ISSCC)에서 ‘반도체 메모리 집적도가 1년에 2배 증가한다’는 일명 ‘황의 법칙’을 발표해 유명해졌다. 이전까지는 ‘무어의 법칙’에 따라 반도체 용량은 18개월에 2배로 증가한다는 것이 정설이었으나 삼성전자는 ‘황의 법칙’에 따라 2002년 1기가바이트였던 메모리를 2007년 64기가바이트까지 늘려 이 법칙을 증명했다.

황 단장은 2010년 지식경제부 지식경제 R&D 전략기획단장으로 부임한 뒤 국가 R&D 투자 방향과 사업 구조조정 등 주요 사항을 결정하는 국가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일해왔다.

황 단장이 서울대 강단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09년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초빙교수로 반도체와 기술경영에 대한 특강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에는 이공계가 아닌 사회학과 학생들에게 기술정책에 대한 경험과 미래 사회에 대한 견해를 전할 예정이다.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장은 “황 단장은 예전에 반도체를 개발했던 분이지만 지금은 우리나라 R&D 정책을 총괄하기 때문에 정책 마인드가 뛰어나다”며 “인문계 학생들도 과학이 바꾸는 세상에 대한 감수성이 필요해 영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