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중심도시 발전은 정보기술(IT)에 기반을 둔 금융산업 육성에 달려있습니다. 금융전문가 육성도 금융트렌드 변화에 맞춘 IT와 금융능력을 함께 갖춘 실무교육으로 전환돼야 합니다.”

청 엔노흐 싱가포르경영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사진)는 12일 부산 해운대 누리마루APEC하우스에서 열린 ‘제8차 국제금융콘퍼런스’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대학 교과목과 금융 재교육은 실무 위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 교수는 IT를 금융분야에 다양하게 적용한 대표적인 싱가포르 교수로 금융전문가 프로그램(SMU금융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청 교수는 “논문의 질과 편수를 중요시하는 국가도 많지만 금융산업에선 실무가 더욱 중요하다”며 “싱가포르대의 경우 연구만 하는 교수는 10~20%에 불과하며 나머지 교수들은 금융과 IT 실무를 경험한 전문가들로 금융상품 이해와 금융이윤 생성과정, IT 활용을 어떻게 하는지를 교육해 ‘금융도시 허브 싱가포르’를 만드는 데 밑바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의 금융산업은 IT를 빼고는 성공할 수 없지만 일부 국가는 여전히 이론에 그치면서 실용 교육이 부족하다”면서 “시장에서 필요한 파생상품과 자동화시스템, 리스크 관리, 무역거래테크놀로지, 자산관리 실무와 함께 자국에 없는 기술을 아웃소싱해야 글로벌 금융도시로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청 교수는 금융교육은 학생들이 실무에 맞춰 배울 수 있는 모의 환경도 조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생과 금융 재교육자들이 IT와 금융상품 등의 실제 및 모의 프로그램을 무료로 이용해 가상 금융기관에서 마케팅을 하면서 생애주기 차원의 금융상품을 만들어봐야 합니다. IT 인프라관리, 금융회계 등도 배우고, 금융기관들의 지원을 받아 졸업논문까지 낼 수 있는 산학협력 시스템을 구축해야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부산국제금융중심지를 위한 글로벌 IT기반 금융전문가와 국제금융인재 육성 프로그램과 개발전략’이란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는 부산대 국제금융포럼과 하와이대 아시아태평양금융시장연구센터, 한국금융투자협회, 한국경제신문 등이 공동 주최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