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배신=화이트칼라의 꿈이 어떻게 무너지고 있는가를 그린 바버라 에런라이크 ‘배신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기업이 요구하는 스펙에 매달리며 존재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화이트칼라 구직자들을 통해 ‘열심히 일하면 잘살 수 있다’는 중산층의 희망이 무너져가는 현실을 고발한다. 저자는 화이트칼라 구직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이력서를 고치고, 취업 박람회를 쫓아다니며, 화장은 물론 성격까지 고분고분하게 바꾼다. 화이트칼라 세계에 진입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10개월 동안 느낀 것은 능력보다는 복종하는 태도를 더 중시하는 기업 문화, 실직자를 볼모로 삼는 코칭 산업, 중산층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슬픈 노동의 현실이다. (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전미영 옮김, 부키, 304쪽, 1만4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