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상에서 불법조업 중 발포(發泡) 고무탄에 맞아 숨진 중국 선원 장수원(張樹文·44)씨의 사인이 심장파열인 것으로 추정된다는 부검결과가 나왔다.

이로써 장씨는 해경이 쏜 발포 고무탄으로 숨진 첫 사례가 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20일 장씨의 부검을 마치고 "사거리를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사인은 고무탄 충격에 따른 심장 파열"이라는 내용의 1차 소견을 밝혔다.

장씨는 가슴 중앙 왼쪽 아래에 고무탄을 맞고 심장 꼭짓점 부부인 심첨부(心尖部)에 2㎜가량 작은 파열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동안 해경은 권고 사거리(8∼10m)를 지켰고 아직 사망 사고가 난 적도 없다고 밝혀 고무탄 충격이 직접 사인일지 부검 결과에 관심이 쏠려왔다.

해경은 선원 사망에는 안타까움을 드러내면서도 "해경 대응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선(停船) 지시를 거부해 추격하는 과정에서 다른 배에 탄 중국 선원을 향해 고무탄이 날아간 상황을 감안하면 발사거리는 10m가 넘었으면 넘었지 이보다 가깝지는 않다는 것이다.

파도로 배가 흔들리는 가운데 가슴 가까운 곳에 맞았지만 애초 가슴 아래쪽을 조준했고 중국 선원들이 흉기로 저항하는 등 위협도 있었기 때문에 매뉴얼 대로 발사한 것이라고 해경은 강조했다.

해경의 한 관계자는 "다른 선원과 달리 장씨는 구명조끼도 입지 않아 그 충격이 컸던 것 같다"며 "불법 조업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장씨가 숨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장씨가 맞은 발포 고무탄(40㎜ 압축 스펀지 충격탄) 발사기는 2008년 목포해경 소속 박경조 경위가 불법조업 단속 중 순직하고 이듬해 50정이 보급됐다.

비살상 위협용인 고무탄의 강도는 허벅지 등에 맞으면 순간 힘을 잃을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사고로 위력을 입증하게 됐다.

(목포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sangwon7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