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 몰카박스!…車 내부 영상·음성까지 기록
차량용 주행영상기록기 ‘블랙박스’가 진화하고 있다. 성능이 좋아지면서 뺑소니 등 교통사고를 당할 경우 책임 여부를 가리려고 사용하던 일종의 ‘보험’에서 ‘감시용’으로 기능이 확장됐다.

블랙박스는 주행 상황을 자동녹화하는 주행영상기록 장치지만 최근 출시된 블랙박스는 야간에도 차량번호를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해상도를 자랑, 고성능 동영상카메라의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전·후·좌·우와 내부 녹화는 물론 녹음 기능도 더해졌다.

성능이 좋아질수록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지난 5월 한 자동차 쇼핑몰 게시판에는 블랙박스로 촬영한 여고생들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블랙박스를 탑재한 차량으로 이동하던 운전자가 10대 여학생들의 치마 속을 ‘몰래’ 촬영해 인터넷에 올린 것이다. 제주 서귀포시의 한 게스트하우스는 지난해 8월 화장실 한 켠에 차량용 블랙박스를 설치해 여성 투숙객들을 몰래 찍었다가 들통났다. 지난해 5월 한 여당 의원이 택시 안에서 애정행각을 벌였다가 블랙박스에 녹화돼 택시기사의 협박에 시달렸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