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그룹 계열의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 만도에 처음으로 제2 노조가 설립됐다. 만도 노조는 임금 인상 외에 협력사인 깁스코리아(옛 만도기계 주조 사업부) 인수 등 무리한 요구를 하다 노조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집행부가 총사퇴했다.

31일 만도에 따르면 일부 노조원들이 위원장에 공병옥, 부위원장에 원종현, 사무처장에 황옥두 씨를 각각 선출하고 ‘만도노동조합’을 출범시켰다. 이들은 이날부터 평택·문막·익산 등 공장별로 임시사무소를 설치하고 전국금속노동조합 탈퇴서 및 조합원 가입원서 접수를 시작했다. 이들은 출범선언문에서 “뚜렷한 명분 없이 투쟁을 남발한 금속노조와 지부(기존 노조)는 사측의 직장폐쇄 한방에 총사퇴로 무너지고 말았다”며 “정치투쟁과 허구적 산별주의가 총체적으로 실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새로운 만도노동조합은 허세와 기만으로 일관한 금속노조와 결별한다”며 “평택지회와 문막지회 간부들이 제2노조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만도에 사상 처음으로 제2 노조가 설립됨에 따라 노조원들이 여름 휴가(7월30일~8월3일)에서 복귀해 어떤 선택을 내릴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김창한 만도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집행부는 지난 29일 오후 총사퇴를 결정했다. 평택·문막 지회장이 노조위원장의 투쟁 노선에 반발, 사퇴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만도 노조는 깁스코리아 인수 등을 요구하며 27일 전면파업을 벌였고 회사 측은 직장폐쇄 조치를 단행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