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년 첫 도입…25번 실시

수백억원 순간에 날릴수도
과학계 '폐지' 목소리도
'1초 때문에… ', '윤초' 적용에 美인터넷 대란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에서는 때아닌 인터넷 혼란이 벌어졌다. 위치기반서비스(LBS) 포스퀘어, 링크공유서비스 레딧, 인맥사이트 링크트인 등 유명 서비스의 접속이 일시 중단된 것. 같은 시간 호주 콴타스항공은 수화물과 항공권 예약 시스템이 중단되기도 했다.

사이버테러가 의심될 만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이번 사고는 다름아닌 1초의 시간을 잘못 적용해 벌어진 일이다. 이날은 전 세계가 동시에 시간을 1초 늘리는 일명 윤초(閏秒)를 적용한 날이다.

윤초는 세계가 공통으로 사용하는 협정시간과 지구 자전과 공전을 기초로 한 천문시(태양시) 사이에 생기는 오차를 조정하기 위해 마련됐다. 세계 협정시는 세슘 원자의 진동수를 기준으로 측정하기 때문에 오차(3000년에 1초)가 거의 없다. 하지만 천문시는 불규칙한 지구 자전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협정시와 어긋나게 된다.

그대로 두면 해가 뜨고 지는 체감 시간과 표준시 사이에 괴리가 발생하게 된다. 조정은 통상 60초인 1분을 61초로 늘리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번에도 한국시간 1일 오전 8시59분59초와 9시00분00초 사이에 8시59분60초를 추가했다. 윤초 시행 전 9시00분01초가 윤초 실시 후 9시 정각이 된 것.

윤초는 프랑스 파리에 있는 국제지구자전·좌표국(IERS)에 의해 1972년 처음 도입됐고 지금까지 25차례 적용됐다. 이번 윤초는 2009년 1월1일 이후 3년 반 만이다.

2~3년에 한 번씩 윤초가 적용되면서 인터넷 접속 중단 같은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컴퓨터 시스템이 1초가 더 늘어난 걸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서다. 이처럼 일상에선 1초만 어긋나도 엄청난 사고가 벌어질 수 있다.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은 여러 대의 인공위성이 보낸 신호가 도달하는 시간 차를 계산해 위치를 파악하는데 위성 시계가 1마이크로초(100만분의 1초)만 틀려도 300m 오차가 발생한다. 휴대폰 통화를 할 때도 1마이크로초의 시간만 어긋나도 통화 데이터가 손실되거나 잡음이 발생하고 통화가 끊길 수도 있다.

과학계 일각에선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윤초 폐지론도 제기하고 있다. 올초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윤초 폐지에 대한 표결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실패했고 2015년 세계전파통신회의(WRC)에서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안영숙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윤초를 폐지하더라도 항공기 운행 등 전문 분야에서는 세계협정시와 천문시 사이의 차이를 조정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윤초 폐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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