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는 제가 맡고 있는 ‘열정낙서’와 ‘직업 멘토링’을 통해 대학생들을 만날 기회가 많습니다. 그리고 많은 학생들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많이 접합니다. ‘아프니깐 청춘이다’라고 위로하기에는 그들의 고민의 깊이가 생각보다 깊은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저 또한 고민이 많습니다. 광고인을 꿈꾸는 후배들이 저에게 묻는 질문들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직업으로서 광고는 인생을 걸 만큼 도전해 볼 만한 일인가?”

“광고인이 되려면 어떤 능력이 제일 중요한가?”

첫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먼저 그들의 ‘꿈 너머 꿈’이 무엇인지 되묻곤 합니다. 고도원의 ‘꿈 너머 꿈’이라는 책에서는 ‘꿈이 있으면 행복해지고, 꿈 너머 꿈이 있으면 위대해진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일차적으로 광고인이 되는 것이 꿈이겠지만, 광고인이 되고 난 다음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하는 것이 ‘직업으로서 광고’를 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전 올해 광고를 한 지 20년이 됩니다. 제 경험으로는 광고란 ‘영원한 수수께끼’라서 매일매일 접하는 문제가 다르기 때문에 언제나 새롭고 재미있습니다. 지겨울 틈이 없고, 자신의 열정을 끊임없이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광고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 일이 사회에 도움을 주는 일이기도 하면서, 돈까지 버는 행복한 직업’입니다. 그래서 광고는 인생을 걸 만한 직업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광고인이 되려면 어떤 능력이 제일 중요할까요?” 창의력, 순발력, 논리력, 프레젠테이션 능력 등 많은 능력들이 광고일을 하는 데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능력은 ‘기획력’입니다. ‘기획력’이라고 하면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기획력의 정의는 아주 쉽습니다. ‘어떤 행동을 이끌어내도록 아이디어를 내는 것’ 또는 ‘약간의 머리를 써서 이야깃거리나 에피소드를 만드는 것’이 기획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에 걷기 열풍을 만들어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사회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 ‘제주 올레길’은 기획의 힘을 보여 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또한 빈민층 아이들이 마약이나 폭력에 빠지는 대신 음악에 빠지도록 이끈 베네수엘라의 빈민층 아동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엘 시스테마’도 기획이 행동을 유발하고 세상을 변화시킨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반대로 기획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건축학개론’의 승민이가 안타깝게 첫사랑 서연이를 놓치듯 마음에 품은 바를 이루지 못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겠지요. 승민이가 서연이를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에 기획력 한 방울만 더해 서연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아이디어를 내고 에피소드를 만들었다면, 현재 그들은 분명 해피엔딩이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렇듯 기획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습니다. 광고 역시 결국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세상에 메시지를 던지는 일이기에 그 핵심은 ‘기획’이라 생각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청춘들 중에서 누군가는 지금의 마음 그대로 광고를 하게 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어떠한 사연으로 다른 일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분명한 것은 어떤 일을 하는가도 중요하지만, 이 일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을 하시든 그 일이 여러분의 열정을 끊임없이 끌어올리는 그런 일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제가 존경하는 김훈 작가님의 글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나에겐 세상을 읽을 능력도 없고 또한 세상은 본래 읽혀지기에는 너무나도 크고 깊다. 하지만 능력보다 용기가 더 큰 나로서는 그 용기만을 믿고 능력을 넘어서려 한다.” 대한민국 청춘 여러분, 용기를 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