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니 제조 과정에서 나온 찌꺼기 금으로 금니를 만들어 치과에 납품해온 치기공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찌꺼기 금으로 만든 불량 금니는 금 함량과 녹는점이 서로 다른 금들이 섞여 있어 변형과 부식이 쉽게 일어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금니를 만드는 데 쓰이는 치과용 금 1500만원어치를 빼돌려 금은방에 팔아넘긴 혐의(절도)로 김모씨(33)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간 자신이 일하는 인천의 한 치기공소에서 새 치금 대신 제조 과정에서 쓰다 남은 찌꺼기 금으로 금니를 만들었다. 정작 금니를 만드는 데 써야 할 1g짜리 금 조각 500여개는 숨겨 뒀다 서울 종로의 금은방 등에 팔았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실제보다 많은 양의 금을 사용한 것으로 장부를 꾸미는 수법으로 금니 1개를 만들 때마다 0.5~0.8g의 금 찌꺼기를 모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씨가 일하는 치기공소에서 치금을 납품받고 있는 병원은 총 30곳”이라며 “100여개의 금니가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아직 불량 금니 유통에 따른 피해 사례는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