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보수 단체들이 ‘종북(從北) 의원’ 퇴출운동에 본격 나섰다. 비례대표 후보경선 부정 의혹과 통합진보당 지도부 폭행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이석기·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은 물론 탈북자에게 ‘막말’로 언어폭력을 행사해 파문을 일으킨 임수경 민주통합당 의원의 동반사퇴를 촉구했다. 북한을 추종하는 비틀린 사고방식의 소유자들은 국민의 대표 자격이 없는 만큼 최대한 빨리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탈북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애국주의연대는 5일 오전 서울 세종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권과 국민이 힘을 모아 ‘김정은 3대 세습’을 추종하는 주사파 종북 정치인들을 국회에서 추방해야 한다”며 “국회는 종북 세력의 실체를 규명하는 국정조사·청문회를 실시하고 종북 주사파 의원을 제명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임 의원 등 최근 종북 성향으로 물의를 빚은 의원들뿐 아니라 ‘국가보안법 위반 전적이 있는 국회의원 중 아직 전향 의사를 밝히지 않은 의원’이 청문회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대학생미래정책연구회도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며 국민을 무시하는 임 의원은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집회를 지켜본 대학생 한가람 씨(24)는 “옛날에 북한에 다녀온 것 말고는 어떤 활동을 했는지도 잘 모를 사람이 국회의원이 된 것부터 웃기는 일”이라며 “북한에 ‘다녀왔던’ 게 너무 과대평가됐다”고 지적했다.

전국 최대 보수 성향 대학생단체인 한국대학생포럼도 같은 날 오후 서울 여의도동 국민은행 앞에서 종북 의원 사퇴를 촉구했다. 한국대학생포럼은 최근 대학 내 종북세력 퇴출운동을 포함한 전방위적인 종북세력 감시활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던 단체다. 밤에는 한국시민단체협의회 주도로 ‘종북좌파 국회진출 저지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남북청년행동’ 등도 이날 ‘탈북자와 북한인권운동가는 변절자인가’란 주제로 긴급 좌담회를 열고 지원사격에 나섰다. 보수단체인 활빈단은 대검찰청에 임 의원을 모독·공갈·협박 등 혐의로 고발했다.

활빈단은 “임 의원은 탈북 대학생에게 ‘변절자’라고 하고, 북녘동포 해방추진운동을 ‘이상한 짓거리’라고 비난하는 등 호국자유진영을 비롯해 국민을 모독했다”고 고발 이유를 설명했다. 임 의원은 지난 1일 한 탈북자를 ‘변절자’라며 심한 욕설까지 퍼부어 파문을 일으켰다.

박상익/이지훈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