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역 학교폭력 근절 좌담회 참석 학생들 주장

최근 들어 기승을 부리는 학교폭력의 주된 원인중 하나가 교내 체벌 금지라는 주장이 학생들한테서 나왔다.

19일 수원시청소년상담센터가 주최한 학교폭력 대책을 위한 청소년 참여 특별좌담회에서 또래상담 동아리회원으로 활동하는 청소년들은 발표 자료를 통해 "지난해부터 학교 체벌이 금지되면서 교사들의 활동범위가 많이 축소돼 교내 문제해결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

학교 폭력을 신고해도 교사가 개입하기 어려워졌고, 이로 말미암아 일선 교사들은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뿐 아니라 의욕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해 학생들이 교사들의 활동 위축을 악용하는 것은 물론 교사들에게 대드는 등 이상한 분위기가 형성됐으며, 특히 여교사는 남학생반에서 무시당하는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고 현장분위기를 전했다.

또래상담자로 활동한다는 한 중학생은 "학교체벌이 없어지면서 학생들이 '선생님은 힘이 없다'고 생각해 무시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피해 학생마저 '선생님들이 힘이 없어 우리를 도와줄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기대려 하지 않고, 가해 학생들은 이를 악용하면서 학교폭력이 심해지고 있다"고도 했다.

좌담회 참가 학생들은 그러나 "가해 학생을 무조건 처벌하거나 훈계하면 가해 학생 친구가 왕따를 당하는 학생을 더욱 괴롭히는 보복 사태가 발생한다"며 왕따인 학생을 다른 무리에 합류시켜 적응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 간 소통을 확대하고 공부에 관심 없는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지원할 것도 제안했다.

좌담회에서 교육평론가 한병선 박사는 "학교폭력 해결책으로 인성교육, 소통강화,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 신고체계의 다양화 등이 단골로 제시되고 있지만 당장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교실은 강자와 약자가 공존하는 공간인 만큼 리더십을 발휘하는 학생에게 특정 학생의 수호천사 역할을 맡기면 왕따나 학교폭력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청소년상담원 노성덕 교수도 "또래 상담자는 교실에서 이뤄지는 교우 간 갈등을 정확히 파악해 갈등이 심화하기 전에 중재할 수 있다"며 "학생, 교사, 외부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또래상담은 학교폭력을 근절할 수 있는 효율적인 시스템 중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이날 좌담회에서 수원중부 어머니폴리스연합 임수영 단장은 "학교폭력 당사자들의 고민과 아픔을 제때에 들어주는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원연합뉴스) 강창구 기자 kcg33169@yna.co.krkcg3316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