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의 첫 창작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이 재개봉했다. 8년여 만이다. 내용도 성우목소리도 그대로다. 그럼에도 이 애니메이션이 부활할 수 있었던 건 ‘3D’(3차원)로 리메이크됐기 때문이다. 리메이크 작품은 아니지만 미션임파서블4, 마이웨이 등도 3D로 제작돼 현재 상영 중이다.

3D 바람의 시작은 1890년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 사진작가이자 영화인이었던 윌리엄 프리즈그린은 3D 영화 공정에 대한 특허권을 획득한다. 두 개의 영화를 스크린 양 옆에 띄워 쌍안경을 통해 하나로 보이도록 한 방식이다. 그러나 이 기술은 관객들이 불편하게 여겨 널리 확산되지 못했다.

최초의 3D 영화는 미국 영화 ‘사랑의 힘’(the Power of Love)으로 알려져 있다. 1922년 9월 개봉한 이 영화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앰배서더 호텔에서 유료로 상영됐다. 세 남녀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영화로, 해리 K 패어올이 제작했다. 관객들은 빨간색과 초록색 필름이 겹쳐진 안경을 쓰고 영화를 관람했다.

1950년대에 이르러서야 3D 영화가 황금기를 맞았다. 대표적인 영화는 1952년 아치 오보러가 감독한 ‘브와나 데블’이다. 브와나 데블은 당시 고안된 ‘내추럴 비전’이란 기법으로 제작됐다.

내추럴 비전은 각기 다른 색깔의 필터(파장에 따라 빛을 선별해 투과시키는 장치)를 끼운 두 대의 카메라로 하나의 피사체를 덜 겹치게 촬영하는 방법이다. 두 대의 영사기로 덜 겹치게 상영하면 편광 안경을 쓴 관객들은 착시 현상으로 인해 입체감을 느끼게 된다. 식인 사자를 소탕하는 내용의 이 영화는 사자가 으르렁거리는 모습이 입체적으로 표현됐다. 우리나라에서도 1968년 임권택 감독이 ‘몽녀’라는 영화를 3D로 처음 제작했다.

3D 영화는 이후 와이드스크린이 개발되면서 시들해졌다. 와이드스크린은 가로 대 세로 비율이 1.85 대 1로, 기존 스크린(1.33 대 1)보다 역동적인 화면을 선보일 수 있다.

이후 놀이공원에서 주로 활용되던 3D 영화는 2010년 제임스 캐머런이 감독한 ‘아바타’의 흥행을 계기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시각뿐 아니라 촉각, 후각, 방향 감각까지 자극하는 4D 영화도 인기다. 국내에서는 CGV와 롯데시네마가 4D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